현대차 美공장 로봇 1400대 '인간 2명당 1대'…2028년 휴머노이드 투입

美 자동차업계 평균보다 로봇 비율 3배 이상…조립공정도 절반 자동화 목표
닛케이, 美조지아 공장 방문…"로봇 중심으로 생산라인 설계"

현대자동차는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피파 월드컵 2026™' 16강전 하프타임에서 차세대 전동식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심판에게 경기구를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성공적으로 시연했다고 6일 밝혔다. 아틀라스가 해리케인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7.6 ⓒ 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EV) 공장에서 1400대의 로봇을 가동하며 미국 자동차 업계 평균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의 자동화를 구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2028년부터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까지 투입해 사람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조립 공정으로 자동화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30일 미국과 유럽 자동차 공장의 변화를 살펴보는 현장 르포 시리즈 'Re:road 변화하는 미·유럽 자동차 공장' 1탄으로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방문해 이같이 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약 1200만㎡ 규모 부지에 자리 잡은 HMGMA에서는 일반적인 자동차 공장과는 다른 생산 방식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익숙한 벨트 컨베이어 대신 평평한 자율주행 운반로봇이 차량과 부품을 싣고 프로그램에 따라 자유롭게 설정된 경로를 이동한다.

생산라인과 차체 검사에는 현대차그룹 산하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4족 보행 로봇이 투입됐다. 용접이나 도장처럼 반복적이고 육체적 부담이 큰 작업도 기본적으로 로봇이 맡는다.

이 공장에서 가동되는 로봇은 로봇팔과 자율주행 운반로봇 등을 합쳐 약 1400대다. 인간과 로봇의 비율은 2대1로 직원 2명당 로봇 1대꼴이다. 미국 자동차 산업 평균인 7대1과 비교하면 사람 대비 로봇 비율이 3배 이상 높다.

닛케이는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중국에서도 사람에게 의존하는 완성차 공장이 적지 않다며 HMGMA를 세계에서 가장 자동화가 진전된 자동차 공장에 속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일반적인 자동차 공장이 사람을 각 공정에 배치하는 것을 전제로 생산라인을 설계하는 것과 달리 HMGMA는 로봇을 중심으로 공장 배치를 짰다.

현대차가 다음 단계로 추진하는 것은 AI를 활용한 추가 자동화다. 프레스와 용접뿐 아니라 자동화가 어려운 것으로 여겨져 온 조립 공정도 절반 가까이 자동화한다는 계획이다.

핵심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람처럼 허리를 굽히고 팔을 뻗을 수 있어 생산 현장에서 다양한 작업을 맡을 수 있도록 개발됐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아틀라스를 생산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4족 보행 로봇과 운반로봇, 아틀라스를 각 공정의 특성에 맞게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조지아 공장 인근 교육센터에서도 향후 아틀라스를 활용한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공장 관리에도 AI가 활용된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품질 문제를 AI가 학습해 원인을 찾아내고 개선책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조지아주 정부의 지원을 받아 현지 대학을 통해 AI 기반 공장 관리에 능숙한 인력을 양성하는 작업도 시작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기존 자동차 제조업의 경계를 넘어 '피지컬 AI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엔비디아와 구글 등과도 로봇 개발 및 활용을 위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로봇 도입 확대에 따른 고용 불안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7월 한국 공장에서 파업에 나서면서 노사 합의 없는 로봇 도입에 반대했다. 자동화로 노동시간이 줄어들더라도 소득이 감소하지 않도록 시급제에서 고정 월급제로 전환할 것도 요구했다.

현대차는 조지아 공장의 고용을 계속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교육 중인 인력과 관련 산업을 포함해 85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연간 생산능력을 30만 대에서 50만 대로 확대할 예정이다.

자동차 업체들이 로봇 도입에 속도를 내는 데는 높은 인건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컨설팅업체 올리버와이먼에 따르면 자동차 공장의 가공·조립 관련 비용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5~70%에 달한다. 차량 한 대당 인건비는 미국이 1341달러로 중국의 약 2배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등의 추산에 따르면 2027년 전 세계에 도입되는 휴머노이드 로봇 가운데 24%가 자동차 산업에 투입될 전망이다. 창고·물류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이다.

다만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제 인간의 노동을 광범위하게 대체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자체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7월 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의 양산과 현장 도입에는 많은 과제가 있다고 인정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