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株 거품 꺼지나…美 SMR 급락에 공매도 3조원 '잭팟'

오클로·뉴스케일·나노뉴클리어 시총 고점서 303억달러 증발
AI 전력수요 기대에 급등했지만 매출 제로…상용화 빨라도 2028년

i-SMR 설계 특성(혁신형소형모듈원자로 기술개발사업단 제공)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수요를 등에 업고 급등했던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관련주가 추락하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이 지난 1년간 21억달러(약 3조원)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인용한 금정보업체 S3파트너스 자료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뉴스케일파워, 나노뉴클리어에너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투자한 오클로 등 3개 종목을 공매도한 투자자들은 지난 1년간 약 21억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세 기업은 지난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급증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원전 지원 정책에 대한 기대를 타고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고점 이후 세 기업의 시가총액에서 모두 303억달러가 증발했다.

기후·에너지 싱크탱크 브레이크스루연구소의 애덤 스타인은 "주가가 투기에 기반해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며 지난해 SMR주가 전형적인 '기대 급등→실망 급락'의 사이클을 겪었다고 평가했다.

SMR은 공장에서 모듈 형태로 제작해 건설 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차세대 원자로다. 일반적인 대형 원전의 발전용량이 1000메가와트(MW)를 넘는 데 비해 SMR은 통상 300MW 이하다.

문제는 아직 기술의 상용화가 초기 단계라는 점이다. 현재 실제 가동 중인 상업용 SMR은 러시아와 중국에 각각 하나씩 2기에 불과하고 80개 이상의 설계가 개발 단계에 있다.

특히 주가가 크게 올랐던 미국 업체들은 당장 뚜렷한 매출을 내지 못하고 있다. 뉴스케일은 올해 상반기 967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고 나노뉴클리어는 아직 매출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1분기 14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 오클로 역시 아직 미 원자력규제위원회로부터 원자로 건설·운영에 필요한 최종 허가를 받지 못했다.

현재 오클로와 뉴스케일 유통주식의 약 18%, 나노뉴클리어는 약 30%가 대차된 상태다. 통상 주식 대차는 공매도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지난 4월 상장한 X에너지도 상장 직후 급등한 뒤 시가총액이 58억달러 감소했다. S3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 5월 중순 이후 X에너지 공매도로 발생한 수익도 약 6700만달러에 달한다.

SMR에 대한 실질적인 전력 수요 기대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2024년 34.7기가와트(GW)에서 2035년 106GW까지 세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는 지난 1월 오클로와 빌 게이츠가 지원하는 테라파워의 원자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선불 자금을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다. 트럼프 행정부도 지난 6월 미국 원전 공급망 재건을 위해 175억달러 규모의 대출 지원을 발표했다.

하지만 SMR이 실제 전력을 생산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일부 원자로는 빨라도 2028년 중후반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며 대부분은 2030년대에나 상용화될 전망이다.

투자회사 ARR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의 크리스티안 푸츠 CEO는 "올해 투자심리가 달라졌고 사람들은 훨씬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며 이들 업체는 "가까운 미래에 매출이 거의 없는 데다 막대한 자본지출까지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동주의 공매도업체 그리즐리리서치의 지그프리트 에거트 CEO는 "2025년에 나타났던 것은 이미 꺼지고 있는 산업 거품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