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애플에 "중국산 메모리칩 사지 말라" 직접 경고

러트닉 상무장관 "애플에 분명히 전달"…美 정치권·마이크론 반발
애플, 美정부 경고에도 중국 판매용 아이폰·맥북 CXMT 칩 시험

중국 상하이의 애플 매장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 보고 있다. (자료사진) 2023.09.2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애플에 중국산 메모리반도체(메모리칩) 구매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최근 텍사스주 휴스턴의 애플 제조시설을 방문한 뒤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그것(애플의 중국산 메모리반도체 구매)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러트닉 "중국산 메모리 사용, 지지하지 않아"

러트닉 장관은 "메모리 문제에는 다른 해결책이 있어야 한다"며 "위대한 미국 기업이 중국산 메모리를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애플 측에 이러한 뜻을 전달했느냐는 질문에는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WSJ는 이 발언이 메모리 조달을 둘러싼 애플과 미국 정부 사이의 새로운 긴장 요인이 됐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인한 메모리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의 칩 도입 가능성을 검토해 왔다.

애플은 특히 중국에서 판매할 아이폰과 맥북 등에 탑재하기 위해 CXMT의 메모리칩을 시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비 칸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각하다"며 "모든 선택지를 검토해야 한다. 기존 공급업체와 함께 미국 내 생산을 늘리는 방안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에 들어가는 여러 부품은 애플의 요구에 맞춰 제작되지만, 메모리는 상대적으로 맞춤형 비중이 크지 않은 범용 부품이다. 이를 두고 애플이 중국산 표준형 메모리칩 구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규정상 애플이 CXMT나 YMTC에 맞춤형 칩 생산을 위한 설계·제품 정보를 제공하면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시장에서 유통되는 표준형 메모리칩을 구매하거나 가격 협상 행위 자체는 금지하지 않는다.

애플이 중국 현지 판매 제품부터 중국산 메모리 공급망을 넓히는 방안을 살핀 배경에는 이 같은 규제상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다.

마이크론·美의회까지 견제…정치적 부담 확대

미국의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도 애플의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중국산 메모리 채용이 미국 반도체 산업의 투자와 생산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백악관 설득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치권의 반발도 거세다. CXMT와 YMTC는 미국 국방부가 중국 군사 관련 기업으로 지정한 업체다. YMTC는 미 상무부 수출통제 명단에도 올라 있다.

미국 상원의 초당파 의원들은 지난달 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서한을 보내 두 회사의 메모리칩을 애플 제품에 쓰지 말라고 요구했다.

애플로서는 중국 공급처를 확보할 경우 메모리 부족에 대응하고 제품 가격 인상 압력도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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