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에 美무기 소진, 패트리엇 1700발뿐…한국 안보에도 '빨간불'

무기고 보충에 2년 더 걸려…아시아 핵심전력, 중동 이동
중러 대담한 도발 가능성…"韓·日, 핵무기 개발 나설 수도"

대만 동부 기란에서 열린 한광22 훈련 중 이동식 발사대에서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은 러시아의 공습에 대응하기 위한 첨단 패트리엇 방공 체계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2006.07.20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전쟁이 미국의 무기 비축량을 심각하게 고갈시켜 전쟁이 더 길어질 경우 중국과 러시아가 더욱 대담하게 군사적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아시아와 유럽에 배치된 방공 미사일 등 핵심 무기가 중동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해당 지역의 전력 공백이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우려했다.

이란 폭격 과정에서 수천 발의 고가 미사일이 소모됐고, 이란의 반격을 막기 위해 방공 미사일을 대량 사용하면서 미국의 재고는 크게 줄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의 약화한 억지력을 보고 전략적 결정을 달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톰 카라코는 이를 “세대적 수준의 억지력 파괴”라고 표현하며 “재건에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을 신속히 끝낼 수 있다고 장담했지만, 5개월이 지난 지금도 전쟁은 지속되고 있다. 미군은 유럽과 아시아에서 병력과 장비를 급히 중동으로 이동시키면서 장기적 전력 약화와 병사들의 사기 저하 문제에 직면했다.

백악관은 “미국은 언제 어디서든 대통령의 명령을 수행할 충분한 화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1500여 발이 이미 사용돼 재고가 1700발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을 늘려도 2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기 부족 보도를 “적에게 약점을 드러내는 행위”라며 격분했고, 내부 유출자 색출과 형사 기소를 지시했다. 국방부는 “무기 부족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반박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사실로 보고 미국과 동맹국이 다른 위협에 더 취약해졌다고 보고 있다.

특히 미국의 무기 부족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곳은 우크라이나와 아시아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올해 서방 동맹국들이 제공하는 방공 미사일 수량이 2025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주 러시아가 발사한 28발의 미사일을 우크라이나가 단 한 발도 요격하지 못해 최소 17명이 사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더 많은 요격 미사일이 있었다면 오늘 희생자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지역도 타격을 입었다. 한국과 일본에 배치된 첨단 방공 요격기와 해군 전력이 중동으로 이동하면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억지력이 약화한 것이다. 미군은 한국에서 일부 전술 감시 자산과 방공 체계를 철수해 중동으로 보냈고, 이는 북한과의 충돌 시 한국 내 미군을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더 나아가 NYT는 일부 미국 관리들의 경우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비핵 억지력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자체 핵무기 개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