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세입자일 뿐"…美법원, 트럼프 백악관 연회장 건설에 또 제동

"의회 승인 없는 연회장 건설은 행정부의 월권"
지하 공사 및 국가안보 관련 공사는 가능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윙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계획한 무도회장 건설을 위해 부분 철거가 진행되고 있다. 2025.10.2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 법원이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연회장 건설 계획에 또다시 제동을 걸었다.

로이터 통신·CNN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 컬럼비아특별구 순회항소법원은 이날 재판부 2대 1의 의견으로 비영리단체인 미국 국가역사보존협회(NTHP)의 예비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지난 4월 연방지방법원의 판결을 유지했다.

다만 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항소를 위해 판결의 효력을 14일간 유예했다.

재판부는 "대규모 연회장 건설 여부는 의회가 결정할 사안이지 행정부가 자의적으로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의회는 특정 대통령의 바람에 맞춰 '국민의 집'인 백악관을 대대적으로 재설계하고 개조·재건할 수 있는 무제한적인 권한을 행정부에 넘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퍼트리샤 밀럿 판사와 브래들리 가르시아 판사는 "모든 대통령은 백악관과 대통령 관저의 소유주가 아니라 일시적으로 머무는 세입자"고 말했다. 다만 지하 공사와 국가 안보와 관련된 공사는 계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백악관 이스트윙을 철거하면서 약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8000㎡ 규모의 연회장 건설에 나섰다.

그러나 의회의 승인 없이 철거를 시작하고 아마존·구글·팔란티어 등 정부와 대규모 계약을 맺은 기업들의 기부금으로 공사를 진행한다는 점 등에서 과정과 절차를 두고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NTHP는 지난해 12월 대통령은 물론 어떤 연방 기관도 의회의 승인 없이 역사적 건물을 철거하거나 새로 대규모 시설을 건립할 권한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국립공원관리청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지난 4월 NTHP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워싱턴 D.C.의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총격 사고가 발생하면서 백악관 내 연회장의 필요성이 부각됐으나 이날 법원이 건설 중단을 판결하면서 연회장 건설을 둔 공방은 연방대법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의 야코프 로스 변호사는 지난 6월 항소법원 심리에서 민간 자금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을 법원이 판단할 권한이 없으며 어느 단계에서든 공사를 중단시키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존 이스트윙 구조가 대통령을 비롯한 백악관 내 인사들을 공격에 취약하게 만들었다는 증거가 있다며, 연회장 건설에 반대하는 NTHP의 건축적 선호가 국가안보상의 우려보다 우선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