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지옥 된 美서부…47도 살인폭염에 동시다발 산불 겹쳐 '신음'

워싱턴주 주택 600채 잿더미…5000가구 긴급 대피령
열돔 현상에 서부 전역 신음…몬태나·캘리포니아도 역대급 폭염

한 여성이 2일 미국 워싱턴주 스포캔에서 산불로 전소된 조부모의 주택 앞에 서 있다. 2026.8.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서부 지역에 47도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폭염과 함께 동시다발적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에 따르면 1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낮 최고 기온은 46.7도까지 치솟았다. 1972년에 세워진 8월 1일의 역대 최고 기온과 맞먹는 기록이다.

폭염은 애리조나뿐 아니라 서부 전역을 강타했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46.1도)와 캘리포니아주 엘센트로(47.8도)의 기온도 집계 이래 최고치에 근접했다.

몬태나주의 그레이트폴스와 헬레나는 각각 40도와 38.9도를 기록해 일일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이번 폭염은 해당 지역 상공에 뜨거운 공기를 가두는 거대한 고기압 '열돔' 현상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설상가상으로 태평양 연안 북서부에서는 최악의 산불이 번지고 있다.

워싱턴주 제2 도시인 스포캔 인근에서는 최소 3개의 대형 산불이 발생해 21.2㎢ 이상을 태웠다. 이 때문에 주택과 상가 등 건물 600채가 파손되고 5000여 가구에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현장에 투입된 연방 대응팀의 벤저민 코셀 공보관은 "강풍과 험한 지형 탓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캘리포니아주 멘도시노 카운티에서 발생한 '펠리스 산불' 또한 3.4㎢를 태우는 등 서부 전역에서 수십 건의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소방 당국의 대응 역량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며칠간 이어진 고온 때문에 대지가 바싹 마른 상태에서 강풍까지 붙어 산불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계속되는 폭염과 산불 연기로 인명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로즈 숀펠드 미 국립기상청(NWS) 기상학자는 "며칠간 고온이 지속되고 밤에도 기온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는 누적 효과가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LA 카운티에서는 가장 더운 날 온열질환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이 전체의 1%에 달했으며 2025년 한 해에만 10명이 온열질환으로 숨졌다.

현지 보건당국은 주민들에게 가급적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냉방이 되는 실내에 머물라고 권고했다. 또한 차량 내에 어린아이나 반려동물을 혼자 두지 말고 주변 노약자나 취약 계층의 안부를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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