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서부 워싱턴주 대형 산불…주택 잿더미·수천명 대피

가뭄·강풍 겹치며 도심까지 번져…주지사 비상사태 선포

<자료사진>대형 산불이 발생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아구앙가 지역에서 31일(현지시간) 소방관이 산불을 진압하고 있다. 2023.11.0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북서부 워싱턴주 제2의 도시인 스포캔에서 대형 산불이 도심으로 번지며 주택이 잇따라 불에 타고 수천 명이 긴급 대피했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강풍을 타고 빠르게 확산한 산불이 스포캔 시내를 덮치면서 주택 수십 채가 불길에 휩싸였고 대규모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인구 약 23만 명의 스포캔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주택들이 잇따라 화염에 휩싸이거나 잿더미로 변한 모습이 담겼다. 현지 언론은 일부 지역에서 주택과 나무가 폭발음과 함께 불길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도심 곳곳은 짙은 연기로 뒤덮였고, 주민들은 차량을 몰고 고속도로로 몰리며 피난길에 올랐다.

현지 일간지 더 스포크스맨리뷰의 공공안전 담당 기자 알렉산드라 더건은 "초등학교 인근에서 거대한 불길이 학교 쪽으로 밀려오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검은 연기와 화염의 벽이 순식간에 다가왔다"고 말했다.

밥 퍼거슨 워싱턴주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워싱턴주는 4년 연속 가뭄을 겪고 있으며 기후변화가 대형 산불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스포캔 안팎에서는 모두 3건의 산불이 발생한 상태다. 가장 큰 '올드 트레일스(Old Trails) 산불'은 스포캔강을 건너 도심으로 확산했다.

당국은 북부 스포캔 일대에 최고 단계 대피령인 '즉시 대피'를 발령했다. 수천 명의 주민이 대피 대상에 포함됐으며, 스포캔 컨벤션센터에는 임시 대피소가 마련됐다.

CNN에 따르면 2일 오전까지 스포캔 일대 산불로 소실된 면적은 총 5390에이커(약 21.8㎢)에 달한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당국은 날이 밝으면 피해 규모가 훨씬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워싱턴주 방위군은 진화 지원을 위해 병력을 긴급 투입했으며, 수천 가구가 정전 피해를 겪고 있다.

앞서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워싱턴주 동부에 최고 수준의 화재 위험을 의미하는 '특히 위험한 상황'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