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법원, 런던 中 대사관 신축 반대 소송 기각…건설 승인 유지
반중단체 "반체제 인사 감시 우려" 제기했지만 법원 "증거 부족"
5만5000㎡ 유럽 최대 규모 추진…美도 안보 우려 제기한 바 있어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영국 법원이 31일(현지시간) 정부의 런던 중심부 중국대사관 신축 승인에 제동을 걸어 달라는 주민들의 소송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유럽 최대 규모가 될 중국대사관 건설 계획은 예정대로 추진될 전망이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영국 고등법원은 이날 화상 판결을 통해 중국대사관 건설에 반대하는 로열민트코트 주민협회(RMCRA)의 청구를 기각했다.
RMCRA는 지난 14일 새 대사관이 반중 시위를 위축시키고 중국의 반체제 인사들을 감시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RMCRA는 자신들에게 개인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인권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루크 폴라드 RMCRA 회장은 성명을 내고 "중국 정부는 이번 판결이 최종 결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며 "대법원 상고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순순히 굴복해 우리 수도가 중국공산당(CCP)의 권력 중심지가 되도록 방치할 것이라 기대했다면, 이 대형 대사관에 대한 반대 여론의 강도를 완전히 잘못 판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8년 런던탑 인근 200년 역사의 로열민트코트(왕립조폐창) 부지를 매입한 뒤 새 대사관 청사 건설을 추진해 왔다.
영국 정부는 지난 1월 키어 스타머 총리의 방중을 앞두고 대사관 건축을 최종 승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대사관이 중국의 정보 수집이나 간첩 활동 거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으며, 미국 정부도 영국 측에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가 공개한 건설 계획 신청서에 따르면 새 대사관은 약 5만 5000㎡ 규모로 세계 최대 규모의 외교공관 가운데 하나가 된다. 현재 런던 중심부의 중국대사관보다 약 10배 크며, 미국 내 중국대사관보다도 훨씬 큰 규모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지난 1월 중국 정부가 대사관 지하에 '비밀 방'과 '숨겨진 지하 공간'을 조성하는 계획을 세웠다고 건설 계획서를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영국 정부는 안보 위험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MI5 등 정보기관이 필요한 위험 완화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댄 자비스 안보담당 차관은 의회에서 "모든 위험 요소가 적절히 관리되고 있다"며 "중국이 런던 내 7개 구역에 흩어진 시설을 하나로 통합하면 명확한 안보상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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