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 전쟁비용 높이기 전략…해상위협·사이버전·정보전 총동원"
ISW 분석…호르무즈 위협·美기지 공격으로 경제적 대가 부각
사이버 공격과 반미 여론전으로 중동 내 美 영향력 약화 시도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이란이 미국의 군사작전 지속 의지를 약화시키기 위해 경제적·정치적 비용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비영리 민간 안보·군사 분석기관 미국 전쟁연구소(ISW)가 3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이란은 미군과 동맹국에 대한 직접 공격뿐 아니라 해상 운송 위협, 사이버 공격, 정보전을 병행하며 미국 정부와 중동 내 동맹국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ISW는 이란이 지난 29일 이집트 북동부 다미에타항에서 발생한 미국 소유 가스 운반선 드론 공격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란 당국자 2명은 뉴욕타임스(NYT)에 해당 공격이 "이란이 긴장을 고조시킬 경우 세계 해운과 에너지 공급을 더 크게 방해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집트 당국은 초기 조사에서 공격에 사용된 드론 잔해를 분석하고 있으며, 공식적으로는 배후를 특정하지 않고 있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 역시 공격 개입설을 부인했다.
ISW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국제 해운을 위협하는 동시에, 북부 홍해와 수에즈 운하 항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의 핵심 통로로, 이란은 이곳에서의 운송 차질을 통해 국제 에너지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공격을 계속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과 협력해 해상 운송 재개를 추진하는 세력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ISW는 이러한 위협이 실제 공격 여부와 별개로 해운업체와 선박 운영자들의 위험 판단에 영향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해운과 에너지 시장의 불안을 키워 미국의 군사 작전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또 이란은 미군 피해와 군사 시설 파괴를 통해 미국 내 정치적 압박을 키우려 하고 있다고 ISW는 지적했다.
이란은 최근 요르단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의 미군을 겨냥해 탄도미사일 공격을 이어갔다. 공격에는 에마드와 케이바르 셰칸 계열 탄도미사일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혁명수비대는 자신들의 공격으로 미군 장교와 기술 인력이 사망하고 F-35 전투기 3대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란은 또 쿠웨이트 알리 알살렘 공군기지의 드론 격납고와 연료 시설, 바레인 셰이크 이사 기지의 미국 시설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ISW는 이 같은 발표가 실제 군사적 성과를 과장해 미국 국민들에게 전쟁 비용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미국 정부에 대한 정치적 압박을 강화하려는 정보전의 성격을 갖는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미국의 핵심 기반시설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 당국은 이란 또는 친이란 해커들이 최근 미네소타주의 30개 이상 상수도 시설을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벌였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ISW는 기반시설 공격이 단순한 기술적 피해를 넘어 미국 국민들에게 "미국의 전쟁 개입이 국내 안보에도 위험을 초래한다"는 인식을 심으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란의 또 다른 목표는 중동 내 미국 동맹국들이 미군 주둔을 재검토하도록 압박하는 것이다.
ISW는 "중동에서 미군을 축출하는 것은 이란의 오랜 전략 목표"라며, 이란이 역내 여론을 활용해 각국 정부에 미국과의 군사 협력 축소를 요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요르단이다. 이란은 요르단 내 미군 기지를 겨냥한 공격 이후 요르단 국민들에게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혁명수비대는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 공격이 요르단을 "미국 점령"에서 해방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ISW는 이란이 "미군과 미국 방공 시스템은 병력과 기지를 보호하지 못한다"는 주장을 확산시키는 것도 정보전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군사 주둔이 오히려 역내 국가들의 불안을 키운다는 인식을 심으려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이란은 특히 걸프 지역 미국 동맹국에 대한 경제적 압박도 강화하고 있다.
이날 쿠웨이트군은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쿠웨이트 북부의 중국 기업 소유 건물을 타격해 노동자 1명이 숨지고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ISW는 이란이 쿠웨이트의 전력 시설과 담수화 시설 등을 반복적으로 공격하는 것도 미국과 협력하는 국가들이 미군 주둔을 허용하는 데 따른 비용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ISW는 이란이 미국과의 군사 충돌에서 직접적인 승리를 목표로 하기보다, 미국의 전쟁 수행 비용을 높이고 동맹국의 결속을 흔들며 미국 내 정치적 피로감을 키우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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