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릴 北·러 취급?"…美외교관, 유엔안보리서 佛발언 중 집단퇴장
'유엔 인권수장 연임' 美 반대표…佛 비판하자 美 "감히 훈계라니"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27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회의에서 미국 유엔 대표단이 미국을 북한·러시아와 빗댄 프랑스 비판에 격분해 회의장을 퇴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대표단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관련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프랑스 측 외교관이 발언하던 중 회의장을 나왔다.
댄 네그레아 주유엔 미국 대리대사는 "안보리 이사국 중 도덕적 분노를 가장해 모든 주제에 대해 우리를 훈계하려 드는 국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본인은 전 세계를 위한 자유의 등대로 남아 있는 것이 바로 미국임을 상기시킨다"며 "프랑스가 오만하고 무례한 언사를 포기하고 안보리 이사국 지위에 걸맞게 행동할 때까지 정치화된 헛소리를 들어주는 호의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앞서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24일 열린 유엔 인권최고대표 연임 투표 이후 프랑스가 미국을 비판하면서 불거졌다.
미국은 볼커 튀르크 현 인권최고대표의 임기를 4년 연장하는 안건에 러시아, 북한 외 7개국과 함께 반대표를 던졌다. 안건은 찬성 144표, 반대 10표, 기권 13표로 가결됐다.
이후 주제네바 프랑스 대표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미국은 한때 인권의 등대였지만 더는 아니다"라며 "오늘날 미국은 북한, 니카라과, 말리, 러시아와 함께 고립돼 서 있으며 세계는 더 이상 미국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공격했다.
이에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대사는 전날 X를 통해 프랑스가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 자유롭고 주권적인 민주주의 국가들을 훈계하면서 정작 세계 최악의 압제자들에게는 잘 보이려 애쓰는 인물에게 투표했다"고 받아쳤다.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롬 보나퐁 주유엔 프랑스대사는 회의가 끝날 무렵 반론을 위한 발언권을 얻고 "올해 우리는 미국의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고 있다. 그리고 프랑스가 거기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모두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은 국제 평화, 안보, 인권,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목표로 창설됐다"며 "이 모든 것이 프랑스가 유엔 내에서 활동하는 정신을 형성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회원국 정부의 인권 침해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전 세계 인권 발전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을 수립한다.
2022년 취임한 오스트리아 출신 튀르크 대표는 그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을 강력히 비판했다. 미국을 향해서도 인종 프로파일링, 감시, 이민단속 문제를 지적하며 북중미 월드컵에 앞서 미국의 이민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재검토"를 촉구하기도 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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