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다 될 줄 알았는데"…美기업들 다시 인력 채용 움직임

AI 능력 한계로 기업 인식 재조정…"AI와 함께 인할 인력 필요"
美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 1969년 이후 최저

미국 캘리포니아주 엔시니타스의 타깃 매장 밖에 채용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03.3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인공지능(AI)의 발달로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감원에 나섰던 기업들이 AI 인식에 대한 변화로 다시 채용을 늘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대부분의 미국 상장 기업들은 지난 18개월간 인력을 줄이는 것이 더 빠른 성장으로 판단해 사무직 인력을 줄였다.

그러나 최근 이같은 감원 바람은 줄어들고 있다. 7월 12~18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18만 7000건으로 전주보다 2만 2000건 감소했다. 이는 196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정부의 컨설팅업체인 부즈앨런해밀턴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가 계약을 대폭 줄이고 기업들에 비용 근거 제출을 요구한 후 수천 개의 일자리를 감축했다. 지난 6월 30일 기준 전체 직원 수는 약 3만 900명으로 1년 전보다 7.5% 줄었다.

그러나 부즈앨런해밀턴은 최근 보안 인가가 필요한 국가안보 분야를 포함해 자사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견조하다고 보고 채용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부즈앨런해밀턴의 크리스틴 마틴 앤더슨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24일 투자자들에게 "우리는 실제로 채용 속도를 조금 더 높여야 한다. 현재 다소 뒤처져 있으며 지금 이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파벳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아나트 아슈케나지는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핵심 투자 분야에서 채용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조 및 현장직에서도 채용을 확대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공구 제조업체 스냅온은 사업 확대를 위해 인력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미국 철도회사 CSX는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몇 달간 기관사와 철도 운행 관련 인력을 소폭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기업 서비스나우도 사이버보안 등 성장 분야를 공략하기 위해 현장에서 직접 고객을 만나 실적 목표를 담당하는 영업 임원을 더 채용할 계획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인력 채용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인식 변화 때문이다. 기업들은 그동안 경제적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신규 채용을 비용이 많이 드는 최후의 선택지로 여겼다.

또한 AI가 더 많은 업무를 분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채용을 자제해 왔다. 그러나 기업들은 이제 AI 비용과 한계로 인해 오히려 인력이 더 필요해졌다고 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인사관리 플랫폼 래티스의 사라 프랭클린 CEO는 채용 변화의 일부는 AI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이 재조정된 결과라며 많은 기업이 AI 에이전트가 초급 인력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해 신입 채용을 중단했지만 이후 AI와 함께 일할 사람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프랭클린은 "코딩 AI 에이전트가 있다고 해서 엔지니어를 채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AI 영업 에이전트를 사용하는 기업도 실제 영업사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AI에 익숙한 역량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단계"라며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혁신적인 신입 인력이 필요하다. 이들은 사회에 막 진출한 인력인 만큼 비용도 더 적게 든다"고 덧붙였다.

인력 채용업체인 로버트 하프의 키스 와델 CEO는 AI가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일부가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완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채용 수요는 계속 개선되고 있으며 시장 환경도 우리 사업에 점점 더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의 최종적인 잠재력이 계속 진화하고 있는 만큼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폴 오스터 MIT 명예교수는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할까 아니면 더 적은 사람이 필요할까, 아무도 모른다"며 기업들이 직원들을 대체 가능한 존재로 보고 필요할 때 해고하거나 계약직 또는 시간제 근로자로 전환해 온 추세가 현재와 같은 과도기에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