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곤 5억달러 수주 20대 청년들…'우크라식 FPV 드론' 대량생산
'드론 레이싱' 선수 출신들 창업…역사상 최대 규모 FPV 계약
中에 밀리는 美드론기업들 사이서 존재감…"2028년 연산 100만대 목표"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드론 레이싱 선수 출신 청년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이 5억 달러 규모의 미 국방부 계약을 맺고 일인칭시점(FPV) 공격 드론 대량생산을 추진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네로스는 최근 미 육군에 최대 5억 달러(약 7500억 원) 규모 소형 FPV 드론 납품 계약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이 차질 없이 이행될 경우 역사상 최대 규모의 소형 FPV 드론 거래가 될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네로스는 올라프 히치와(24)와 소렌 먼로앤더슨(23)이 2023년 저가형 자폭 드론을 대량생산하기 위해 창업한 드론 스타트업이다. 두 창업자는 드론 레이싱 선수로 활동하던 10대 시절부터 교류했다.
네로스가 제작하는 FPV 공격 드론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전장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FPV 드론은 실시간 영상을 드론 조종사에게 전송하는 카메라와 목표물에 접근해 폭발하는 폭발물을 탑재한다.
우크라이나는 대량 생산한 저렴한 FPV 자폭 드론을 러시아의 장갑차량, 보병 진지 타격에 투입하면서 효용성을 입증하고 있다. 미 육군은 이에 발맞춰 연간 FPV 드론 구매량을 향후 2년 내로 5만 대에서 100만 대 이상으로 늘리려고 한다.
중국의 드론 제조업체 DJI의 제품이 미국의 FPV 드론 시장을 장악해 왔지만, 최근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명령으로 사용이 금지됐다. 미국 기업들은 군이 원하는 수준 만큼 저렴한 FPV 드론을 대량 생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네로스는 현재 남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시설에서 주당 1200대의 드론을 생산하고 있으며, 2028년까지 연간 100만 대에 도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네로스의 드론 '아처'는 대당 약 2000달러(약 300만 원) 수준으로, 탄두와 관련 장비를 추가하면 약 5000달러(약 750만 원)가 든다. 중국산 DJI 드론과 가격대가 비슷한 유일한 미국산 드론이다.
드론 훈련 스타트업 '킬존'을 이끄는 트렌트 에메네커는 "그들은 서방을 위해 대규모로, 그리고 감당할 수 있는 비용으로 물건을 만들고 있으며, 오늘날 그 누구도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 창업자는 2023년 지하실에서 만든 드론 30대를 들고 우크라이나로 떠나 현지 군인들에게 지급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들은 전장에서 자신들의 드론이 보완점이 많다는 점을 깨달은 뒤 우크라이나에 본격적으로 사무소를 개설했다.
다음 해에는 드론 공급업체들을 만나기 위해 중국으로 여행을 떠났고, 중국의 제조 역량을 최전선에서 목격했다. 이들은 중국 제조업체들처럼 네로스도 다른 업체에 의존하지 않도록 필요한 부품 대부분을 자체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네로스는 최근 미군 수주를 두고 경쟁하는 드론 기업들 사이에서 열린 국방부 주관 '드론 도미넌스' 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다. WSJ은 미국 정부가 대출, 지분 투자 등 잠재적 금융 거래를 고려하는 드론 기업 중 네로스가 포함돼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이번 계약 수주가 네로스에게 자동으로 5억 달러의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거래는 드론 성능에 불만이 느낄 경우 최대 금액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지출할 수 있도록 미군에 더 많은 유연성을 제공하는 구조로 짜여 있다.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 마이클 호로비츠는 이러한 설계가 네로스와 같이 "검증되지 않은 공급업체에 합리적"이라며 "이는 도박이지만, 걸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도박"이라고 WSJ에 설명했다.
먼로앤더슨은 "펜타곤(미 국방부)을 헤쳐 나가는 것은 우리가 스스로 알아내야 했다. 그 누구도 성으로 들어가는 열쇠를 쥐여주지 않는다"고 WSJ에 전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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