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안경비대 함정, 중동→싱가포르·필리핀 재배치…"中 견제"

WSJ 보도…"이란戰 중에도 남중국해서 미군 존재감 유지 목적"
활동영역 넓어지지만…함정 노후화 등에 中해군력 대응 쉽지 않아

미국 해안경비대 로고. 2021.11.2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 해안경비대 함정들이 중동에서 싱가포르와 필리핀으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길이 약 47m 해안경비대 신속대응 커터 6척은 '원정 커터 전대'로 재편돼 서태평양에 배치됐다. 커터는 길이가 약 20m 이상이며 선내 거주 시설을 갖춘 선박을 의미하는 해안경비대 용어다.

해안경비대 대변인은 원정 커터 전대가 오는 9월까지 싱가포르와 필리핀 루손섬의 수빅만을 기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수빅만은 남중국해와 맞닿아 있는 곳으로, 커터들은 이곳에 순환 배치될 예정이다.

미국은 옛 미군 기지가 있었던 수빅만에 더 큰 규모의 해안경비대 커터를 배치한 적이 있지만, 소형 신속대응 커터가 이곳을 기지로 삼아 작전을 수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커터들의 지휘 및 후방 지원 업무는 싱가포르에서 이루어진다.

이번 재배치는 이란 전쟁 중에서도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영유권을 주장하며 공격적인 순찰 활동을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 해안경비대는 군사 전초기지나 현지 어장으로 진입하려는 필리핀 선박들을 가로막았으며, 때로는 물대포 등의 압박 전술을 동원하기도 했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의 유안 그레이엄 비상주 선임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과 중동 지역에서 미 해군의 수요가 분명히 매우 높은 상황에서, 해안경비대는 미국의 존재감을 유지하는 한 가지 방법"이라며 "이를 통해 미국은 해군만을 활용할 때보다 더 폭넓은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해안경비대는 법 집행 및 수색·구조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베트남이나 군대가 없는 일부 태평양 섬나라들이 수용하기 더 쉬울 수도 있다.

다만 해안경비대 함정 배치로는 미국이 중국의 뒷마당인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긴 순찰선을 포함해 강력한 해안경비대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미국 해안경비대는 함정 노후화, 신형 함정 건조 지연, 인력 부족 등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미국 해안경비대가 태평양 지역에 더 많은 기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