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나흘째 공습·해상봉쇄·제재까지…호르무즈 충돌 격화(종합)

트럼프 "협상 안하면 내주 발전소·교량 타격" 위협
이란, 상선·걸프국 추가 공격 맞대응 '강대강' 대치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 2026.07.1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놓고 대치 중인 이란을 향해 군사적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미국은 나흘째 공습을 이어가면서 해상봉쇄를 재개한 데 이어 이란 해운 네트워크에 대한 추가 제재까지 부과했다.

이에 이란도 주변국과 민간 선박과 겨냥한 공격으로 맞서면서 역내 긴장이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군은 이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을 공격하는 데 활용하는 능력을 약화하기 위한" 추가 공습에 나섰다. 지난 11일 이후 나흘 연속 공습이다.

미국은 또 미 동부시간 이날 오후 4시(한국시간 15일 오전 5시)를 기해 이란 항구와 해안 지역을 오가는 선박에 대한 해상봉쇄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7일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직후 봉쇄를 푼 지 약 한 달 만이다.

이란 국영 매체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요충지인 반다르아바스와 시리크, 케슘섬 등 남부 해안 지역이 미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내가 충분하다고 말할 때까지" 공습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에너지 목표물은 마지막까지 남겨둘 것"이라면서도 이란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지 않으면 다음 주 발전소와 교량을 공격 대상으로 삼겠다고 경고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이란의 석유 수출과 제재 회피를 도왔다는 이유로 이란의 '해운 거물' 모하마드 호세인 샴카니가 운영하는 해운 네트워크를 추가 제재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샴카니 산하 개인과 단체, 선박 200여곳이 미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앞서 MOU 체결 직후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전쟁 전과 같은 자유 통항이 재개돼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해협 관리권을 주장하는 이란은 MOU에 명시된 60일간의 후속 협상 시한 뒤엔 서비스 수수료 명목의 통행료를 받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특히 이후 이란 측은 자국이 지정한 항로 등 절차를 따르지 않은 선박들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에 대해선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해 왔고, 실제로 일부 선박들이 해협 일대에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공격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미군은 이를 MOU 위반으로 보고 지난 7일부터 여러 차례 이란 군사시설을 공격하는 동시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을 해제하고 협상에 복귀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이날 국영 TV를 통해 "미국이 압박 강화와 군사 행동, 경제 봉쇄로 우리가 협상에 복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반발했다.

IRGC는 앞서 미군의 공습에 대응해 요르단·바레인·쿠웨이트 주둔 미군기지·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최근 재개된 미국의 공습에 맞서 매번 역내 미군시설을 보복 공격하고 있다.

쿠웨이트군은 이란이 발사한 드론·미사일을 요격하는 과정에서 자국 해군 4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이란의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역내 국가들로까지 무력 충돌에 따른 피해가 퍼지고 있는 것이다.

상선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이날 오만 해안에서 약 13해리(약 24㎞) 떨어진 해역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유조선 '알바히야'와 '몸바사B'가 이란의 공격을 받아 선원 2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이들 선박은 오만 영해에 해당하는 호르무즈 해협 남측 항로를 따라 이동하던 중 이란 순항미사일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측은 선박들에 IRGC의 검문·승인을 받은 뒤 해협을 지날 것을 요구해 왔다. IRGC는 미군의 연이은 공습과 관련해 지난 12일 해협을 전면 폐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이란 양측은 무력 충돌을 이어가는 와중에서도 소통 채널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국의 뜻대로 이란이 협상장에 복귀할지는 미지수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미국의 행동으로 MOU가 흔들렸다"며 "이란이 먼저 미국에 협상을 요청하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