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세력이 독살?…린지 그레이엄 급사에 美온라인 음모론 난무

러시아·이스라엘·이란 등 의심하는 근거없는 추측 무성
로라 루머 "충분한 증거 있다…행정부에 우려 전달"

11일 사망한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2026.03.03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이던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온라인상에선 근거 없는 독살설이 확산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71세인 그레이엄 의원은 11일 밤늦게 사망했다. 당시 의원실은 "갑작스럽고 짧은 투병 끝에 사망했다"고 전했다. 예비 사인은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대동맥 박리다.

이후 온라인에선 타살 의혹이 퍼졌다. 직전까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던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0번째 키이우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였던 점 등이 거론됐다.

최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에선 트럼프 측근인 그레이엄 의원의 이마에 과녁이 그려진 팻말도 등장했었다.

극우 논객 로라 루머는 "그레이엄이 해외에서 또는 미국으로 돌아온 후 외국 세력에 의해 독살당한 게 아닐까"라고 의심했다. 조지 산토스 전 공화당 하원의원도 "타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캐시 파텔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그레이엄 의원에 대한 추모사를 마무리하며 "FBI는 지역 당국을 지원하고 있으며 필요한 모든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언급, 타살 의혹에 더욱 불을 지폈다.

온라인에선 그레이엄 의원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사망했다는 설, 이스라엘의 소행이라는 설, 이란의 독살이라는 설, 러시아의 폭탄 테러라는 설이 제기됐다.

루머는 WP에 트럼프 행정부 관리와 의원에게 해당 우려를 전달했다며 "단순히 근거 없는 주장을 하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왜 모두가 음모론으로 몰아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치 매코널 상원의원 페이스북)

입원한 지 약 1달 만인 12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얼굴을 드러낸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의원(84)을 놓고도 각종 음모설이 들끓었다. 매코널 의원은 6월 중순 자택에서 낙상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워싱턴DC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매코널 의원실이 공개한 사진에서 매코널 의원은 병상에서 앉아 WP 스포츠 면을 든 채 환하게 웃고 있고 매코널 의원의 아내는 곁을 지키고 있었다.

루머는 매코널 의원이 들고 있는 WP 신문을 근거로 "매코널 의원실이 인공지능(AI)으로 조작된 사진을 사용한 걸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일부 네티즌은 X의 그록(Grok) 챗봇에게 사진 분석을 요청했다. 한 네티즌이 "생존 증거 주장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얻어 논란을 부추겼다.

하지만 WP가 해당 사진의 메타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실제 촬영됐으며,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는 AI나 다른 조작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메타데이터는 콘텐츠가 언제 어떻게 제작 혹은 수정됐는지를 담은 세부 정보를 뜻한다.

허위 정보와 미디어 조작을 오랫동안 연구한 조안 도너번 보스턴대 교수는 "온라인 음모론을 퍼뜨리는 사람들 사이엔 진실을 알고 싶어하고, 또 진실을 알 자격이 있는 사람들도 섞여 있다"며 "안타깝게도 정부는 문제의 최종 판단을 국민이 온전히 맡길 만큼 충분한 신뢰를 얻지 못했다"고 평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