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추행 피해 작가에 84억 배상금 첫 지급…'마녀사냥' 반발

연방대법원 상고 기각에 법원 지급 명령…'회수 불가' 막판 저지도 무산
1241억원 2차 명예훼손 소송은 계속…'캐럴 사기극' 주장 굽히지 않아

잡지 작가 E. 진 캐롤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09.08. ⓒ AFP=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작가 E. 진 캐럴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성추행 및 명예훼손 소송 배상금을 마침내 받았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조회한 법원 기록에 따르면 캐럴 측은 원금 500만 달러에 이자를 더한 약 563만 달러(약 84억 원)를 수령했다.

캐럴이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두 건의 민사 소송에서 승소한 뒤 실제로 배상금을 지급받은 첫 사례다.

이번 배상금은 2023년 5월 뉴욕 연방 법원 배심원단이 내린 평결에 따른 것이다.

당시 배심원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1996년 맨해튼의 한 백화점 탈의실에서 캐럴을 성추행하고, 2022년에 이를 부인하며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항소하며 지급을 미뤄왔으나, 지난달 연방대법원이 상고를 최종 기각하면서 판결이 확정됐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지급을 막기 위해 마지막까지 법적 대응에 나섰다. 변호인단이 연방 항소법원에 긴급 가처분을 신청하며 "캐럴이 돈을 기부하면 향후 판결이 뒤집혀도 회수할 수 없어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는다"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루이스 캐플런 판사는 이를 기각하고 법원에 예치된 자금의 지급을 명령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그동안 캐럴의 '강간' 주장을 배심원단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실제로 2023년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법적 의미의 강간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성추행과 강제적 신체 접촉, 명예훼손 혐의는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이번에 지급된 금액은 캐럴이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받아낼 전체 배상액의 일부에 불과하다.

캐럴은 지난 2024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이 2019년 재임 시절 자신을 비방한 것에 대한 별도의 명예훼손 소송에서도 승소해 8330만 달러(약 1241억원)의 배상 평결을 받아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 판결에 대해서도 연방대법원에 상고할 계획이다.

캐럴의 변호인인 로버타 캐플런은 성명을 통해 "3년 전 배심원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캐럴에게 성폭력을 가하고 명예를 훼손한 책임을 물었다"며 "캐럴이 마땅히 받아야 할 배상금을 받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법률팀 대변인은 "미국 국민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서서, 민주당이 자금을 댄 '캐럴 사기극'을 포함한 모든 마녀사냥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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