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입 막아라'…엔비디아, 심사 강화로 고객 절반 탈락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일본에서 실사 강화
중국 내 칩 부족 심화 불러와…"저사양 칩까지 매진"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가 중국으로의 우회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아시아 고객 대상 심사 기준을 대폭 강화, 고객 명단을 대폭 줄였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엔비디아가 최근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일본에서 실사를 강화했고, 새로 마련된 화이트리스트(검증된 고객 명단) 심사에서 이전 고객의 절반 이상이 제외됐다고 전했다. 다만 기준을 충족하도록 조정한 뒤 재신청은 가능하다고 한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수년간 유지해 온 대중국 첨단 칩 수출 통제의 허점을 막기 위해 이뤄졌다. 엔비디아는 직원들이 고객 데이터센터를 직접 방문해 계약을 확인하고 최종 이용자를 인터뷰하는 등 검증 절차를 크게 강화했고 미국 상무부도 감독과 정치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강화 조치는 기존의 고객 심사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 것으로, 엔비디아는 그동안 수출 규제 준수를 위해 기본적인 심사만을 해왔다.
지난 3월 미국 검찰은 슈퍼마이크로 공동창업자와 직원들이 25억 달러 상당의 엔비디아 칩을 제3국을 통해 중국으로 밀반출한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은 서버를 재포장해 내용물을 숨기고, 동남아 업체를 ‘통과 법인’으로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런 단속 강화는 반도체 암시장을 형성하는 데 일조한 중개업체들을 단속하려는 미국 정부의 압박에 따라 이뤄졌다. 한편 단속 강화는 중국 내 AI 칩 부족을 심화시키고 있다. 미국은 수년간 첨단 프로세서의 대중 수출을 금지해 왔고, 중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엔비디아의 H200 판매를 막아왔다.
그러나 중국 내 AI 에이전트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중내 생산량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일부 기술기업은 H200 판매 허용을 요청하고 있지만 승인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자국 칩 제조사들이 생산 능력을 빠르게 확대하여 기술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중국의 AI 프로세서 생산량은 올해 말까지 세 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지만,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첨단 제조 장비 접근 제한이 발목을 잡고 있다.
한 중국 기술기업 임원은 "국내 공급업체는 모두 매진 상태이며, 예전에는 아무도 찾지 않던 저사양 칩까지도 쓸 수만 있으면 모두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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