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SK하이닉스 상장에 ADR 연계 레버리지 ETF 앞다퉈 출시

로이터 "10곳 이상 출시 경쟁"…블룸버그 "이번주만 최소 6개"
'AI 대표주 인정' 평가…"서울 이어 뉴욕도 변동성 위험" 우려도

10일 SK하이닉스의 나스닥 ADR 상장을 기념해 미국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타워 전광판에 광고가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 유튜브 캡쳐) 2026.7.10 ⓒ 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SK하이닉스(000660)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월가에서 주가를 두 배로 추종하거나 하락에 베팅하는 단일종목 상장지수펀드(ETF)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월가가 SK하이닉스를 엔비디아나 테슬라처럼 글로벌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거래하는 대표 인공지능(AI) 종목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주 SK하이닉스의 미국 증시 상장은 265억달러를 조달한 외국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의 미국 상장으로 기록됐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 투자상품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디렉시온(Direxion)과 프로셰어즈(ProShares) 등 최소 10개 자산운용사가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ETF 등록을 마쳤거나 추진하고 있다. 대부분은 SK하이닉스 ADR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나 주가 하락에 투자하는 인버스 ETF다.

테마스ETF(ThemesETFs)는 '레버리지셰어즈(Leverage Shares)' 브랜드를 통해 2배 레버리지 ETF와 인버스 ETF를 출시할 예정이며, 코기펀즈(CorgiFunds)와 디렉시온, 프로셰어즈도 각각 2배 레버리지 상품을 준비 중이다.

블룸버그도 SK하이닉스의 미국 증시 데뷔가 "새로운 레버리지 ETF 물결을 촉발했다"고 평가했다. 프로셰어즈와 레버리지셰어즈, 렉스셰어즈(Rex Shares) 등이 2배 레버리지 상품을 준비하고 있으며, 일부 운용사는 인버스 상품까지 함께 내놓을 계획이다. 블룸버그는 최소 6개 상품이 이번 주 출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월가는 이번 상품 출시를 단순한 ETF 확대보다 미국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 데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고 있다.

렉스셰어즈의 프랜시스 오는 "한국에만 상장돼 있던 SK하이닉스에 직접 투자하고 싶었던 글로벌 투자자들의 잠재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JP모건자산운용의 존 조 한국 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단일종목 ETF 증가는 거래량과 대형주의 변동성을 키우는 경향이 있다"며 "레버리지 ETF의 확산은 시장 후반부에 개인투자자의 추격 매수가 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의 레베카 신 ETF 애널리스트도 "미국 투자자들도 홍콩 상장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에서 나타난 것과 같은 추적오차(tracking error)를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요가 기초 주식 공급을 크게 웃돌면 ETF 운용사가 헤지에 필요한 주식을 확보하기 어려워져 ETF 수익률이 실제 기초자산과 괴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홍콩에 상장된 CSOP자산운용의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는 최근 조정 전까지 운용자산이 160억달러를 넘어서며 세계 최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성장했다.

로이터는 한국에서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005930) 레버리지 ETF가 주가 변동성을 키운다는 논란이 이어졌으며, 한국 금융당국 수장이 해당 상품을 승인한 것을 후회한다고 밝힌 적도 있다고 전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