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밀거래 천국 된 페이스북…코뿔소 뿔에서 천산갑까지
"메타, 구독 프로그램으로 수익 올리는 밀거래 계정 방치"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페이스북을 통한 야생동물 불법 밀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운영사 메타가 사실상 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초국가 조직범죄에 맞서는 글로벌 이니셔티브'(GI-TOC)은 페이스북이 "온라인 야생동물 밀거래가 집중·발굴·확산되는 중심적인 인프라가 됐다"고 경고했다.
지난 4월 발표된 GI-TOC 연구에 따르면 2024년 4월부터 지난 3월까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26만 개 이상의 야생동물 거래 관련 게시물, 2만 건 이상의 관련 광고가 게시됐다.
보고서를 공동 저술한 생태학자 러셀 그레이는 이 중 4분의 3 이상이 페이스북에 올라왔고, 게시물 상당수는 신고 후에도 삭제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었다고 밝혔다.
이외에 메타의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틱톡, 스냅챗 등도 밀거래에 활용되고 있다. 판매 품목은 반려동물 침팬지, 약용 코뿔소 뿔, 식용 천산갑, 왕도마뱀 등을 비롯해 다양하다.
태국 야생동물 보호 재단(Wildlife Friends Foundation Thailand)의 최고운영책임자(COO) 톰 테일러는 "단 한 번도 (메타에서) 답변을 받거나 조치가 취해지는 일을 본 적이 없다"며 "공공연하게 법을 어기고 있는 계정들을 폐쇄하고, 배후의 범죄를 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리랜드(Freeland)·베트남 자연교육협회(Education for Nature Vietnam)·국제야생동물기금(International Wildlife Trust)은 이에 더해 메타가 구독 프로그램을 통해 야생동물 밀거래를 조장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메타는 세계 최대의 단일 불법 야생동물 거래 시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용자들과 광고 수익을 나누고 구독 모델을 허용함으로써 사실상 (밀렵 동물) 거래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메타의 구독 프로그램에 가입한 계정은 팔로워로부터 구독료를 받을 수 있는데, 구독 계정 중에는 야생동물 밀렵 장면을 게시하는 계정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밀렵·밀거래 콘텐츠를 올릴수록 구독자와 구독료·광고료 수익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데, 메타가 이 계정들을 수익화 프로그램에서 퇴출하지 않고 방조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목했다.
보고서를 공동 저술한 야생동물 밀거래 조사관 대니얼 스타일스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추진 중인 콘텐츠 수익화는 불법 행위를 저지르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며 "수익화 계정의 상호작용과 참여도가 올라갈수록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리랜드 설립자 스티브 갈스터는 메타가 2018년 온라인 야생동물 밀거래 근절 연합에 가입했지만 관련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스터는 "메타가 자사 플랫폼에서 불법 야생동물 거래를 근절하고, 그로부터 이익을 얻지 않고 있음을 강제로 증명하게 하지 않는 한 온라인 야생동물 거래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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