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전 부흥 위해 175억달러 저리 대출…신규 원전 10기 추진
웨스팅하우스 AP1000 원자로 프로젝트 투입…"2035년 가동 기대"
1990년대 이후 신규 건설 손꼽아…중국이 먼저 실용화 앞서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원자력 발전의 부흥을 위해 원자로 건설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에너지부는 웨스팅하우스 AP1000 원자로 발주 자금으로 발전소에 175억 달러(약 27조 원) 규모의 저금리 대출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에너지부는 이번 융자가 미국 내 10기의 원자로 건설을 앞당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기씩 묶인 다섯 개 프로젝트에 각각 융자가 제공된다. 웨스팅하우스는 원자로의 설계와 제작을 담당하는 핵심 공급사다.
175억 달러 저금리 융자는 웨스팅하우스 AP1000 원자로 관련 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책정된 금액이다. 듀크 에너지, 도미니언 에너지, 퍼시픽콥 같은 전력사들은 발전소 운영사로, 웨스팅하우스와 협력해 원자로를 실제 부지에 건설하고 전력망에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에너지부는 이미 7개 전력회사가 융자 참여 의향서를 제출했으며, 뉴욕·일리노이 주도 원자력 확대에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원자력은 미국 전력 생산의 약 20%를 담당하지만, 막대한 비용과 일정 문제로 1990년대 이후 신규 건설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러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장으로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원자로는 1100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해 중형 도시나 대형 AI 데이터센터를 충분히 가동할 수 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대출이 "차세대 미국 원자력 발전의 부흥을 촉진"하려는 정책이라며 "대규모 원자로 건설 일정을 최대 3년까지 앞당겨 비용을 절감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하고 야심 찬 에너지 증설 계획을 실현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웨스팅하우스 일렉트릭의 최고경영자(CEO)인 댄 섬너는 AP1000 원자로가 2035년부터 가동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행정명령을 통해 2030년까지 대형 원자로 10기를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동시에 소형 원자로 개발도 지원해 다양한 원자력 기술을 병행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가을에는 웨스팅하우스와 협력해 8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원자로 건설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번 175억 달러 규모의 저금리 융자는 이와 별개지만 상호 보완적인 성격을 가진다.
에너지부는 정부 융자를 통해 장비를 일괄 구매하면 공급망을 활성화하고 인허가 과정에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해 대형 IT 기업이 참여하면 건설 위험을 줄이고 비용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한 웨스팅하우스는 조지아 보글 원전 사례를 토대로 표준화된 설계를 적용해 비용 절감을 시도하고 있다. 보글 원전은 미국 내 첫 AP1000 성공 사례지만 비용과 공기가 많이 늘어났던 사례다. 정부는 모든 부품을 동일하게 제작해 일정 지연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프로젝트에 장비를 공급할 수 있도록 했으며, 고정가격 계약을 통해 장비 가격 안정성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이미 4기의 AP1000이 가동 중이며, AP1000을 개량한 CAP1000 11기를 추가 건설 중이다. 미국이 설계한 원자로를 중국이 먼저 실용화한 셈이다. 미국이 이번 지원을 통해 원자력 산업을 재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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