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60일 협상 출발부터 '삐걱'…호르무즈 재봉쇄·일정 혼선
"약속부터 지켜라" 이란, 美에 ‘구체적 이행 조치’ 압박
상호 불신·이스라엘 변수…WP “60일 내 타결 난망”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미·이란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이를 바탕으로 한 60일간의 본 협상은 출발 단계부터 순탄치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일정 조율과 현안 대응 과정에서 혼선이 이어지면서 합의 이행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가장 큰 변수는 중동 지역의 군사 긴장이다.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이란 군 당국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를 선언하면서 상황이 다시 악화됐다. 해당 발표는 제한적으로 해상 통항이 재개되던 직후 나온 것으로, 해운과 에너지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호르무즈 해협은 주요 원유 수송로로, 실제 통제 여부와 관계없이 긴장 고조만으로도 국제 유가에 영향을 주는 지역이다.
협상 준비 과정에서도 혼선이 이어졌다. 당초 지난 19일 스위스에서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참석하는 일정이 계획돼 있었지만, 양측은 각각 지역 정세와 내부 조율 문제를 이유로 일정을 조정했다.
이란은 대표단 파견을 취소했다가 몇 시간 뒤 다시 고위급 협상팀을 출발시키는 등 일정에 변동을 보였다. 밴스 부통령 역시 출국 일정이 조정되면서 현지 도착이 늦어졌다. 백악관은 협상 일정이 여러 변수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재국들은 협상 틀이 유지되도록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파키스탄과 카타르 등은 양측 간 의사소통을 지원하며 협상 붕괴를 막기 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 파키스탄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 회담에는 셰바즈 샤리프 총리와 아심 무니르 육군 참모총장이 참석한다.
미국 측은 이번 협상의 주요 목표로 핵 문제의 진전 관리,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적 개방, 레바논 지역 휴전 유지 등을 제시하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은 출국 직전 협상 구조 설정, 핵 문제 진전, 레바논 휴전을 핵심 과제로 언급하며 고위급 정치 라인과 실무 기술팀이 병행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위스 체류 기간이 하루나 이틀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이란의 핵 물질 처리 문제와 관련해 의미 있는 진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란은 이번 협상에서 새로운 의제 설정보다는 기존 합의의 이행 여부 확인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는 이번 방문의 목적이 상대국의 의무 이행 점검에 있다고 설명하며, 과거 미국이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전례를 들어 신뢰 부족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협상 진입 조건으로 미국의 구체적인 이행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 제재 완화, 해외 동결 자산 해제 등 기존 합의의 주요 항목이 실제로 이행되는지를 핵심 기준으로 보고 있다. 해당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최종 협상 단계로 넘어가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미국이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어느 수준까지 관리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판단 요소로 제시되고 있다.
워싱턴 내부에서도 이번 합의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양해각서가 이란에 비해 미국의 요구 수준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는 반면, 협상 자체를 통해 긴장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란이 지역 내 군사 변수에도 불구하고 협상 구조를 유지하려는 동기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측 모두 협상 지속 의지는 유지하고 있지만 상호 불신은 여전히 주요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란은 과거 합의 파기 경험을 근거로 미국의 이행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으며, 미국 역시 이란의 군사 활동과 지역 영향력을 주요 변수로 고려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관련 안보 문제도 협상 변수로 함께 작용하고 있다.
이번 협상은 출발 단계부터 일정 조정, 군사적 긴장, 중재국 개입 등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현재 흐름이 지속될 경우 60일 내 최종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수 있으며, 중간 단계에서 협상 구조가 재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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