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달러 이란 재건기금 윤곽…민간 참여설 속 돈퍼주기 논란

종전 MOU에 포함된 듯…"한일 기업 등 민간 참여" 관측도
美 "최종 핵합의 이행 뒤 가능"…이란은 "전쟁 배상 성격" 부각

미국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이란 테헤란 시내 건물. 2026.04.15. ⓒ 신화=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3000억 달러(약 454조원) 규모의 이란 재건 기금 구상이 담긴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 성격을 두고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란 측은 이를 전쟁 피해 배상과 경제 재건 지원 성격으로 부각하고 있는 반면, 미국 측은 당장 이란에 돈을 주는 게 아니라, 최종 핵 합의와 이행 성과가 확인돼야 가능한 장기 투자 구상이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1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 미·이란 간 MOU엔 후속 협상에서 최종 합의가 이뤄질 경우 이란의 "재건과 경제 개발"을 위한 3000억 달러 규모 기금 설립에 관한 "확정적이고 상호 합의된 계획"과 이행 메커니즘을 포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합의 지지자들은 이 구상을 장기 과제로 보고 있다"며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해체하고 상당한 내부 개혁을 진행해야 현실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날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과 전쟁 종결 및 핵 합의가 포함된 최종 타결에 이를 경우 최대 3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기금 설립을 허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이 기금은 미 정부가 직접 재정을 투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란과의 추가 협상 결과에 따른 대이란 제재 완화 이후 민간 기업과 동맹국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형태로 조성된다.

미 정부 관계자는 FT에 "유럽은 물론, 한국·일본 등 아시아와 미국 기업들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6.15 ⓒ 로이터=뉴스1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언론 인터뷰에서 해당 기금에 대해 "이란이 '의무'를 준수한다면 얻을 수 있는 재건 기금"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그 돈 가운데 단 한 푼도 미국(정부)에서 나오지 않는다"며 미국 납세자의 돈이 이란에 지급되는 건 아니라고도 말했다.

반면 이란 측은 이번 MOU 합의와 관련해 "미국이 해외 동결 자금 해제와 전쟁 피해 배상 조치를 약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는 동결 자금 해제와 피해 배상이 "합의의 핵심 사항"이라고 밝혔고, 이란 매체들도 MOU 초안 내용에 관한 보도를 통해 재건 지원과 동결 자금 접근권이 포함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MOU 전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미국이 이란에 3억 달러(3000억 달러의 오기 추정)를 지급한다는 얘긴 민주당이 퍼뜨린 가짜뉴스"란 글을 올린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2015년 이란 핵합의를 비판하면서 "현금다발을 이란에 보냈다"고 주장해 온 만큼, 이란에 대한 대규모 경제지원 구상은 국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MOU 서명 후 60일간 이어질 후속 협상 과정에서도 이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미·이란 양측은 이번 MOU에 이미 전자서명을 마쳤으나, 이와 별개로 오는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중재국 파키스탄이 주관하는 MOU 서명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