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끝나도 지갑은 '꽁꽁'…중간선거 앞 트럼프 경제정책 곤경

중간선거 앞두고 휘발유·식료품 가격 고공행진…민심 이반 우려
전문가들 "물가 안정 선거 후에나 가능"…백악관은 물가 급락 낙관

미국의 한 쇼핑몰의 쇼핑객들.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합의로 중동의 포성은 멎었지만 미국 경제가 그 여파에서 헤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장담했던 '신속한 경제 회복'이 고물가와 공급망 차질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중간선거를 앞둔 집권 공화당을 큰 정치적 시험대에 올렸다고 분석했다.

국제 유가는 떨어졌어도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달러(L당 1600원)를 웃돈다.

전쟁 중에 찍었던 최고치보다는 낮아졌어도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1달러가량 비싼 수준이다.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재개됐지만 물류 대란이 완전히 해소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특히 비료 등 일부 품목의 공급 부족은 종전 이후에도 식료품 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5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4.2% 상승했지만,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시간당 임금은 같은 기간 0.7%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경제적 후폭풍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키웠다. 그는 유가 상승 우려를 "사기"라고 일축하는가 하면 지난주 최신 인플레이션 보고서를 받은 뒤에는 "나는 인플레이션을 사랑한다"고 말해 비판을 자초했다.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06.15 ⓒ 로이터=뉴스1

민주당은 즉각 공세에 나섰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의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도대체 무슨 생각이냐"라며 "가장 어리석고 몰지각한 발언을 해야 하는 내기에서 지기라도 했냐"고 맹비난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전쟁 이전으로 돌아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NYT에 "유가가 안정되더라도 휘발윳값이 전쟁 전 수준인 갤런당 3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려면 2027년은 돼야 한다"고 내다봤다.

조지프 라보냐 SMBC닛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에) 성장은 있겠지만 물가 안정을 동반한 성장은 아닐 것"이라며 미국 경제가 성장세 속에서도 고물가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했다.

백악관은 낙관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 상황이 해결되면 유가와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이 급락할 것이라는 게 대통령의 일관적 입장"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1기 경제자문위원회에서 일했던 토머스 필립슨 시카고대 교수도 "이번 종전 합의는 시장에 엄청난 안도감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유권자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고통이 11월 중간선거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이목이 쏠린다.

그레이스 즈웨머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연구원은 "유가가 급락하더라도 물가가 그만큼 급격히 떨어질 것이란 보장이 없다"며 "그래도 합의가 체결된다면 경제에 대한 하방 위험은 분명히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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