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 빼기'에 허 찔린 네타냐후…총선 앞 최대 정치 위기
'트럼프에 실망' 이스라엘 여론에 기대 강경노선 취할 듯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종전 양해각서(MOU)에 전격 서명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올가을 총선을 앞두고 최대 정치 위기에 처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동 전쟁을 통해 이란 신정 체제를 무너뜨리고 국내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 했지만 목표 달성에 실패한 채 트럼프와도 삐걱거리는 상황에 놓여 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란의 신정 체제를 무너뜨리고 중동을 재편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이 목표는 불가능해졌고 이제 레바논에서의 군사 활동까지 제약받게 됐다.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는 "이번 예비 합의는 이스라엘에 끔찍한 결과"라며 지도부 전체가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협상 과정에서 네타냐후의 레바논 공격 시도를 강하게 비난했지만, 네타냐후는 이후 다시 공습을 감행해 이란의 미사일 반격을 불러왔다. 합의가 깨질 위기에 놓이자,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를 맹비난했다.
네타냐후는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은 강하고 안정적으로 서 있으며, 나는 안보를 책임지고 있다"면서 미국과의 갈등에도 이스라엘이 독자적으로 잘 버티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가을 선거에서 패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과 갈등을 빚더라도 정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욱 강하게 나갈 것으로 분석한다. 이스라엘 국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진정성에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전 미국 대사 댄 샤피로는 "양국의 이해관계가 뚜렷하게 갈라지는 시점"이라며 "네타냐후는 공개적으로 합의를 반대하지는 않겠지만, 이스라엘은 구속되지 않으며 독자적 권리를 보유한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관리 두 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이란과의 합의가 임박했다고 처음 언급했을 때 이스라엘이 당황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스라엘이 협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거의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정치학자 조너선 라인홀드는 "네타냐후는 이번 합의를 국민에게 설득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가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은 협상이 실패해 전쟁이 재개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가 이스라엘 안보를 핵심 고려 사항으로 삼고 있다고 보는 유대계 이스라엘인의 비율이 41%로 크게 떨어졌다. 네타냐후가 트럼프와의 긴밀한 관계를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해 온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
엘리 코헨 이스라엘 에너지 장관은 "이란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재개하려 한다면 이스라엘은 독자적으로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트럼프 임기 동안 이란이 그런 조처를 할 가능성은 작다고 덧붙였다.
ky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