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이란 합의 박살낸 美매파 WSJ

"중간선거 앞둔 유가 안정용 타협…말장난 같은 호르무즈 수수료 묵인"
"핵능력 제거 실패한 불완전한 합의"… 美의회에 최종 승인 거부 촉구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프랑스 에비앙레벵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2026.06.1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미국의 보수 성향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이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에 대해 "전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이뤄진 전략적 후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WSJ는 사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라는 단기적 성과와 유가 안정이라는 국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란 정권의 '핵 협상 약속'을 받아들였다고 주장하며, 이번 합의를 "불완전한 타협"으로 규정했다.

WSJ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에 나섰다면 "완전한 승리를 거둬야 한다"는 취지의 매파적 시각을 제시하며, 이번 합의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단행한 군사적 조치가 이란 핵시설을 크게 훼손하고 우라늄 농축 활동을 사실상 중단시키는 등 성과를 거둔 점은 인정했다. 이는 과거 북한 핵 문제를 방치했던 민주당 및 주류 언론의 대응과는 대비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WSJ는 "국내 정치적 압박이 커지고 남은 군사적 과업의 위험이 높아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목표에서 물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농축 우라늄 제거 군사작전이나 호르무즈 해협 강제 개방을 끝내 선택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안 부재론에 대해서도 WSJ는 반박했다. 미국의 경제 제재가 이란을 점점 더 압박하는 상황이었던 반면, 이란의 해상 통제력은 이미 약화되고 있었다는 분석이다.

WSJ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적인 압박을 이어갈 수 있었음에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안정을 우선한 정치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해협 재개방 조항의 불확실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WSJ는 이란이 해협의 기뢰를 제거해 선박 통항을 재개하겠다고 약속하면서도, 정작 호르무즈 해협이 과거의 완전한 자유 항행 상태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임을 명시했다는 점을 짚었다.

신문은 이란 정부가 기존의 통행료(tolls) 대신 수수료(fees)를 부과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이는 단순한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러한 억지 주장을 묵인한 채 합의를 성급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번 합의의 또 다른 핵심 문제로는 핵 협상 지연 구조가 지목됐다. WSJ는 해당 합의가 휴전 기간을 60일 연장하는 수준에 불과하며, 핵심 쟁점은 향후 협상으로 미뤄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 신뢰를 저버린 이란이 제재 완화와 석유 수출 정상화 이후에도 핵 포기에 동의할 유인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WSJ가 제시한 '이상적 핵 합의' 기준은 매우 엄격하다.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의 전면 금지, 농축 우라늄 완전 반출 및 폐기, 무제한 국제 사찰 등 이란의 핵 능력 자체를 구조적으로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낮은 수준의 농축이라도 무기급 전환이 가능한 만큼, 현재 수준의 핵 활동 허용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합의에서 미사일 개발과 중동 지역 대리세력 문제가 제외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WSJ는 이로 인해 이스라엘과 걸프 지역 동맹국들의 안보 불안이 커질 수 있으며, 미국의 추가 방위 공약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이란 정책처럼 "이란 정권이 정상 국가로 변화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만약 합의 이행 과정에서 이란의 위반을 묵인하게 될 경우, 결국 최대 피해자는 이란 국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신문은 미국 의회를 향해 최종 합의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촉구하며, "여전히 미국에 대한 적대적 구호를 유지하는 정권을 강화하는 합의라면 반드시 거부해야 한다"고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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