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기준금리 0.25%p 올려 2.25%로…이란 전쟁에 3년만의 인상(종합)

라가르드 총재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

11일(현지시간) 촬영된 독일 서부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에 위치한 유럽중앙은행(ECB) 본부의 모습. 2026.06.11.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11일(현지시간)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 확대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CB는 이날 통화정책 회의 후 기준금리인 예금 금리는 2.25%로, 재융자 금리는 2.4%로 인상했다.

ECB는 성명을 통해 "중동 전쟁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야기하고 있으며, 이번 금리 인상 결정은 충격이 어떻게 전개되고 유로존의 중기 전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려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번 금리 인상은 ECB가 2026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지난 3월 2.6%에서 3.0%로, 2027년 전망치는 2.0%에서 2.3%로 상향 조정한 데 따른 것이다. ECB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는 2%다.

이란 전쟁을 계기로 석유와 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유로존 21개국 전반의 인플레이션은 지난달 3%를 넘어 ECB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았다. 게다가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함에 따라 추가적인 물가 상승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ECB의 금리 인상은 2년 9개월 만이다. 앞서 ECB는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해 금리를 2023년 9월 4.00%까지 올렸다가, 2024년 6월부터 인하 기조로 전환해 지난해 6월 2.00%까지 금리를 내렸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11일(현지시간) 독일 서부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의 중앙은행 본부에서 유로존의 통화정책에 관한 기자회견 도중 손짓하고 있다. 2026.06.11. ⓒ AFP=뉴스1

이날 인상 결정으로 ECB는 이란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해 처음으로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린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동 전쟁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야기하고 있으며, 금리 인상 결정은 유로존의 중기 전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려했을 때도 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오늘의 결정으로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유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라가르드 총재는 "에너지 가격 상승은 여름 동안 인플레이션을 더 끌어올릴 것이며 2027년 상반기까지 목표치를 훨씬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게 할 것"이라며

"에너지 가격이 오랫동안 높게 유지될수록, 간접 및 2차 파급 효과를 통해 더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다만 "금리 결정은 향후 발표될 경제·금융 데이터와 근원 인플레이션 동향, 그리고 통화정책 파급 효과의 강도를 고려해 인플레이션 전망과 그에 따른 위험 요인을 평가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ECB가 특정 금리 경로를 따르고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금융 투자자들은 물가 전망 악화로 향후 1년 동안 두 차례 더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유로존 경제가 이미 불안정한 상황에서 급격한 금리 인상은 경기 침체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정책 긴축은 신중하고 완만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른 주요 7개국(G7) 중앙은행은 금리 조정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캐나다은행은 전날 기준 금리를 2.25%로 동결했다. 다음 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영국 잉글랜드은행(BoE) 역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은행(BOJ)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ECB는 이날 2026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전 전망한 0.9%에서 0.8%로 하향 조정했으며, 내년에는 1.2%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