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앤트로픽 견제 위해 구독료인하 검토…토큰 가격전쟁"

WSJ "기업 AI 비용부담 증가 감안…출혈경쟁에 수익성 우려도"

오픈 AI 로고. 2024.03.1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오픈AI가 경쟁사 앤트로픽과의 기업 고객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서비스 가격을 대폭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AI 서비스 이용 요금을 산정하는 기본 단위인 '토큰(token)' 가격을 큰 폭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오픈AI는 앤트로픽 역시 비슷한 가격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큰은 AI 모델이 처리하는 텍스트와 데이터의 양을 측정하는 단위로, 기업 고객들은 사용한 토큰 수에 따라 비용을 지불한다.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의 토큰 사용량이 급증했고 이에 따른 비용 부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행사에서 AI 비용 문제가 "매우 큰 이슈(huge issue)"가 됐다며 "고객들이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격 인하 경쟁은 양사 모두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생성형 AI 서비스는 막대한 컴퓨팅 자원이 필요해 오픈AI와 앤트로픽 모두 연간 수십억달러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움직임은 기업 고객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WSJ는 평가했다. 이번 가격 경쟁이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사업 모델을 시험하는 첫 번째 무대가 될 수 있다.

앤트로픽의 AI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Claude Code)'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매출이 급증했고, 최근 기업가치가 처음으로 오픈AI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오픈AI 역시 자체 코딩 도구 '코덱스(Codex)'를 핵심 성장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의 AI 투자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AI 서비스 비용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면서 투자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WSJ에 따르면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한 임원은 올해 초 "에이전트형 AI 활용 예산을 이미 모두 소진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AI 코딩 도구가 실제 신규 제품 개발이나 매출 증가로 얼마나 연결되는지 입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고 WSJ은 전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가능한 많은 토큰을 사용하는 이른바 '토큰맥싱(tokenmaxxing)' 문화가 확산했지만 투자 대비 효과(ROI)가 불분명하다는 논란도 커지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은 현재 기업용 생성형 AI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지만, 서비스 차별화가 크지 않아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경쟁사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주요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양사가 나란히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가격 인하 경쟁은 성장성과 수익성 사이의 균형을 시험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오픈AI는 이번 주 앤트로픽에 이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올트먼 CEO는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향후 1년 안에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