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AI기업, 국민과 이익 나눌 것"…'AI 국부펀드' 구상 시동
오픈AI·앤트로픽 IPO 앞두고 AI 수익 공유론 부상
韓도 논의 시작…李대통령 "초과이익 배분 메커니즘 필요"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인공지능(AI) 기업들이 국민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미국 정부의 AI 기업 지분 확보 구상이 화두로 떠올랐다.
AI 혁명이 만들어내는 막대한 부를 국민과 공유하자는 이른바 'AI 국부펀드' 논의가 미국에서 본격화하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AI 초과이익을 국민과 협력업체에 배분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면서 글로벌 차원의 새로운 경제 의제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곧 AI 업계 상위 12~15명의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날 예정"이라며 "국민에게 무언가를 돌려주는(giving back something to the public) 방안을 논의하고 있고, 그렇게 되면 국민들은 매우 부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도 이에 동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매우 인기 있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방안을 설명하지 않았지만 정부가 AI 기업의 지분 일부를 확보해 수익을 국민과 공유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발언은 최근 미국 정부와 AI 기업들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는 지분 공유 구상과 맞닿아 있다. 디지털 매체 노터스(NOTUS)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오픈AI 등 주요 AI 기업들과 정부의 지분 취득 가능성을 놓고 예비 논의를 진행했다.
당시 논의에서는 정부가 확보한 지분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미국 가계에 배당금 형태로 지급하거나 공공 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가 이를 적극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는 지난 4월 정책 제안서를 통해 AI 기업에 투자하는 '공공 부(富) 펀드(public wealth fund)' 설립 방안을 공개적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2016년과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트럼프 비판론자인 버몬트주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는 오픈AI의 제안에 지지를 표명했다.
AI 이익 공유 관련 논의는 오픈AI와 앤트로픽, 스페이스X 등 초대형 AI 기업들이 잇따라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시점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스페이스X는 오는 12일 나스닥에 상장되고 오픈AI는 최근 비공개 방식으로 상장 절차에 착수했으며 앤트로픽도 비공개 IPO 신청서를 제출했다. 오픈AI의 기업가치는 최대 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평가된다.
만약 미국 정부가 AI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면 미국 재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AI가 창출하는 막대한 부를 어떻게 사회와 공유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은 한국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AI가 만들어내는 초과이익의 일부를 국민에게 돌려주기 위해 기본소득과 같은 새로운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앞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도 반도체 기업 등의 초과이윤 배분 문제에 대해 "전 세계 공통 의제가 곧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특정 기업이나 정책을 지칭한 것이 아니라 AI 시대로의 전환 과정에서 자본주의 체제가 직면할 수 있는 장기 과제를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AI 수혜 기업들이 초과이익 일부를 협력업체와 노동자들에게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새로운 분배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며 "대기업 직원들은 AI 특수에 따른 막대한 성과급을 받지만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AI 국부펀드 구상과 한국의 AI 국민배당 논의가 모두 AI 혁명이 만들어내는 부를 누가 가져갈 것인가라는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AI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거나 초과이익 배분에 개입할 경우 규제 당국이면서 동시에 투자자가 되는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한다. 기업 경영과 기술 개발에 정치적 판단이 개입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편 최근 실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절반은 AI 확산으로 자신 또는 가족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발전의 과실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 미국과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주요국의 핵심 정책 과제로 떠오를 수 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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