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틀째 이란 다수 목표물 공습…이란 재보복 경고(종합)

테헤란 서부·호르무즈 인근 항구도시 타격…'헬기피격' 대응 전날 이어 추가공격
트럼프, 백악관서 국가안보팀 회의 뒤 추가공격 단행…이란 "싸움 두렵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린 '미국 안보법'(Secure America Act) 서명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6.10 ⓒ 로이터=뉴스1

(워싱턴·서울=뉴스1) 류정민 특파원 강민경 기자 = 미군이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란 내 다수 목표물에 대한 추가 공습을 개시했다. 이틀째 이어진 미군의 공격에 맞서 이란도 재차 보복 공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미 동부시간 기준 오늘 오후 5시 15분(한국시간 11일 오전 6시 15분) 최고통수권자의 지시에 따라 이란 내 다수의 표적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자위권 차원의 타격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어 "이번 공격은 이란의 부당하고 지속적인 공격 행위에 대한 대응 조치"라고 설명했다.

공습 직후 이란 현지에서는 수도 테헤란을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이란 국영 메흐르 통신과 IRIB 방송 등에 따르면, 수도 테헤란 서부 지역과 남부 호르무즈 해협에 인접한 항구도시 미나브, 시리크, 반다르아바스 등에서 강력한 폭발음이 감지됐다.

페르시아만 해상에서도 양국 군 간의 격렬한 교전이 벌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란 타스님 통신은 남부 키시섬과 케슘섬에서 굉음이 들렸다면서 이는 섬 자체에 대한 피격이 아니라 인근 해상에서 벌어진 미군과 이란군의 교전 여파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 지역들은 이란의 해군 기지와 미사일 시설이 밀집한 핵심적인 군사 전략 거점이다.

중부사령부는 미 동부시간 기준 전날(9일)에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이란을 상대로 자위권 차원의 타격을 실시한 데 이어 이틀째 이란을 상대로 공습을 진행했다.

이번 미군의 공격은 지난 8일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미 육군 AH-64 '아파치' 공격헬기가 이란 드론의 공격을 받아 격추된 데 대한 대응으로 시작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우리는 이란을 강하게 때렸고, 오늘도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복수의 미국 당국자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후 백악관 상황실에서 국가안보팀과 회의를 열고 추가 군사옵션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회의에는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댄 케인 합참의장,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등이 참석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화상으로 참여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검토 중인 방안 중 하나로, 이란의 협상 태도 변화를 압박하기 위한 '대규모이면서도 단기적인' 군사작전이 논의됐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앞서 트럼프는 이날 미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는 이란의 발전시설과 교량을 타격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플로리다주 탬파의 중부사령부 본부 앞에서 회견을 열고 "미국은 이란 내 핵심 시설들을 폭격할 것"이라며 "오늘 밤 단행될 공습들은 강력하고 명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미군의 추가 공습이 벌어지자 이란 남부의 주요 석유화학 단지가 위치한 아살루예와 파르스주 등지에서 방공 시스템이 가동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메흐르 통신은 전했다.

이란 측은 전날 미국의 공격 직후 바레인과 요르단·쿠웨이트 등 역내 미군기지를 겨냥한 연쇄 공격에 나선 바 있어, 이날 미군의 추가 공격에 대응해 재차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란 내 핵심 인프라를 타격할 수 있다는 트럼프의 경고에 대해 "힘의 과시가 아닌 절박함을 보여줄 뿐"이라며 미국의 공격에 단호한 대응 의지를 밝혔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엑스(X)에 올린 글에서 "핵심 인프라는 (이란) 국민의 생명줄"이라면서 "이란은 전문가들의 지식과 역량, 그리고 전 국민적 단결과 연대에 기반해 그 어떤 압박이나 위협에도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위원장은 엑스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패배자들과 싸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미군 사망자는 이미 트럼프가 확인해 준 것보다 훨씬 더 많으며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미르 사이드 이라바니 유엔주재 이란대사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을 겨냥해 "이란은 위협과 압박을 받으며 협상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압력이나 강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로이터=뉴스1.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