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이 드러낸 트럼프 한계…NYT "전쟁도 평화도 뜻대로 안돼"

"지배력과 통제력 과시해 왔지만…이스라엘 멈추는 것조차 진땀"
"이란 버티기에 호르무즈 해협도 해결 못해…본인도 점점 좌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5.18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치 경력 내내 '지배력'과 '통제'를 강조해 왔지만, 이란과의 전쟁이 100일을 넘기며 그의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결정권이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이전 대통령처럼 중동 수렁에 빠진 듯한 모습을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맹렬히 비난하며, 총리가 미국이 협상한 이란과의 합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모든 결정권은 나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다음 날 새벽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말을 안 듣고 이란을 공격한 네타냐후 총리에게 즉시 공격을 중단하라고 압박해야 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 연구원이자 전 국무부 관리인 애런 데이비드 밀러는 "트럼프는 미국의 군사력을 과대평가하고 이란의 군사력을 과소평가해 전쟁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것이 트럼프가 지금 빠져나올 수 없는 덫이 되어 버렸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은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핵 프로그램 관련한 양보를 요구하는데 이란은 이에 저항하면서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있다. 미국도 이란 선박 봉쇄로 맞섰지만 사태를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다.

브래드 보우먼 전 미 육군 장교는 "미국의 군사력이 세계 최강임을 보여줬지만, 동시에 한계를 드러냈다"며 "이란 지도부가 여전히 무장한 채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한다면 미국에 부정적 결과"라고 말했다.

NYT는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듯 트럼프가 최근 자신의 좌절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소셜미디어에서 "비판자들이 더 빨리 움직이라거나, 더 늦추라거나, 전쟁하라거나 하지 말라거나 계속 떠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편히 앉아 기다려라. 결국 잘 풀릴 것이다. 항상 그래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끝없는 전쟁을 피하겠다'는 선거 공약을 어기지 않았다면서 NBC '밋 더 프레스' 인터뷰에서 "이라크를 보라. 거기엔 몇 년 동안 있었다. 우리는 몇 달 동안만 이란에 있다. 그리고 위협은 대부분 사라졌다. 곧 끝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NYT는 수년간 반군 때문에 발목이 잡히긴 했지만, 미군 지상군이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린 건 단 몇 주였다고 짚었다. 반면 이란 전쟁은 미국의 화력 한계를 얼마나 빨리 드러냈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두드러진다고 했다.

결국 트럼프가 직면한 과제는 단순히 네타냐후를 압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란으로부터 실질적인 양보를 끌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이란은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무기로 삼아 미국과 국제사회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밀러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계산을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줬지만 "아직 테헤란의 계산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입증하지 못했다. 그것이 그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