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쟁 안 한다 약속한 적 없다"…여러번 말해놓고도 부인
NBC "인터뷰 발언 팩트체크…이란전쟁·부정선거론 등 과장·거짓 다수"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 NBC '밋더프레스(Meet the Press)' 인터뷰에서 이란 전쟁, 유가, 1월 6일 폭동, 캘리포니아 선거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해 입장을 말했다. 그러나 NBC는 그의 발언 중 상당수는 과장되거나 사실과 달랐다며 발언 일부를 분석하고 사실관계를 따졌다.
7일(현지시간) NBC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이란 핵시설을 "완전히 파괴했다"며 자신이 세계를 핵 위협에서 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B-2 폭격기를 보내지 않았다면 지금쯤 세계 절반이 사라졌을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하지만 NBC는 "실제 상황은 훨씬 더 복잡하다"면서 왜 그런 상황이 됐는지, 위기 상황이었던 것이 맞는지 점검했다. 트럼프는 첫 임기 때 오바마 행정부가 체결한 2015년 이란 핵 합의를 파기했다. 당시 합의에 따라 이란은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지 않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정기적인 검증을 받았다.
그러나 미국이 탈퇴한 뒤 이란은 점차 농축 수준을 높여 현재는 무기급에 근접한 60% 농축 우라늄 약 440kg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실제 핵탄두를 개발하려면 최소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이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트럼프는 "핵시설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주장했지만, NBC 보도에 따르면 2025년 미군 폭격으로 한 곳은 심각한 피해를 보았으나 다른 두 곳은 부분적으로만 손상됐다. 즉,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완전한 파괴와는 거리가 있다.
트럼프는 "이란의 해군, 공군, 방공망을 모두 없앴다"고 강조했지만,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NBC는 지적했다. 이란의 정규 해군과 미사일 시설 대부분은 파괴됐으나, 혁명수비대(IRGC)가 운용하는 소형 고속정 등 비정규 해군은 상당 부분 남아 있다. 이들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국제 해상 운송을 위협할 수 있는 핵심 전력으로, 미국이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운 대상이다. 따라서 트럼프의 "완전한 파괴"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지 않겠다고 한 선거 공약에 대해 질문받자, 트럼프는 "나는 전쟁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 내가 왜 세계 최강의 군대를 만들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실제로 트럼프는 후보 시절 당선되면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지 않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전쟁으로 인해 상승한 가스 가격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는 합의가 이루어지면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합의에 서명하면 지금 당장 가격이 내려갈 거다. 그렇지 않으면 전쟁이 끝난 후에 내려갈 거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석유 업계 관계자들은 호르무즈 해협이 즉시 재개방되더라도 중동의 석유 생산을 회복하고 가스 가격을 낮추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해왔다. "정상적인 공급망으로 돌아가려면 4~6주 정도 걸릴 것" "이 분쟁이 내일 끝난다고 하더라도 분쟁 이전 수준의 80%까지 회복하는 데 최소 4개월" 등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봄에 약 18억 달러 규모의 특별 기금으로, 정부의 '사법시스템 무기화'에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보상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하지만 법원과 의회에서 강한 반발을 받아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트럼프는 2020년 1월6일 의사당 폭동을 일으킨 이들에게 지원금이 지급되어야 하냐는 질문에 상황을 봐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유죄를 인정한 사람들이 "두려워서 유죄를 인정한 것이고, 순순히 물러났으며 건물 안으로 끌려들어 갔고, 상당수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도 체포됐다"고 말했다.
또 미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그들을 건물 안으로 안내했다고 했다. 하지만 NBC는 가장 폭력적인 행위는 모두 국회의사당 밖에서 일어났으며 FBI 특수 요원이 누군가를 건물 안으로 안내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수년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온 트럼프는 최근 캘리포니아주 예비선거도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흘이나 지났는데 선거 결과가 안 나왔다며 선거를 조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증거를 묻자, 트럼프는 "상황을 보면 그렇다. 그리고 사람들로부터도 듣는다"고 답했다. 그리고 우편투표가 집계될수록 공화당의 득표율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NBC는 캘리포니아에서 선거 부정이나 개표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개표 지연은 최근 유권자 80%가 우편투표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거일 소인이 찍힌 투표용지는 최대 일주일 후까지 접수 가능하며, 이후 검증, 처리 및 집계 과정을 거쳐야 해서 시간이 걸린다. 또 우편투표를 민주당 유권자들이 더 많이 활용하기에 우편투표가 집계될수록 민주당 후보들의 득표율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고 NBC는 설명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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