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월드컵 경기장, 물병 반입 금지…왜?

"던지면 위험" 이유…후원사 생수는 판매 '이중잣대'
건강권 침해 비판 몰린 피파 "분무기·냉각텐트 설치"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에 위치한 소파이 스타디움의 외관. 2026 피파 월드컵 일정은 대회 기간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6월 12일 미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파라과이와 개막전 경기를 치르며 시작된다. 2026.05.27.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국제축구연맹(피파)가 2026 북중미 월드컵 기간 경기장 내 '재사용 가능' 플라스틱 물병 반입을 돌연 금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뉴욕타임스 산하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피파는 대상으로 지난 2일 경기장 공식 행동 수칙을 변경하면서 월드컵 입장권 소지자들에게 "2026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재사용 가능한 물병(reusable water bottles)이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고지했다.

수칙은 불과 3주 전만 해도 "최대 1L 용량의 비어 있는 투명한 재사용 가능 플라스틱 병은 경기장 내로 반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일회용 생수병 역시 반입 대상에서 제외됐으며, 영어·프랑스어·스페인어로 작성된 의사 소견서가 있는 의학적 목적의 액체, 분유, 멸균수 등만 예외로 인정된다.

피파는 물병 투척 시 선수들과 관람객드링 다칠 위험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피파는 "선수와 관람객의 위험 및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물병 반입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며 이미 여러 경기장에서 물병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피파는 지난해 7월 열렸던 클럽 월드컵에서 물병을 경기장에 반입할 경우 한 병당 4~6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번 대회에서 피파가 재사용 물병 반입 시 벌금으로 얼마를 부과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대신 피파는 월드컵 경기장에서 공식 후원사 코카콜라의 생수 브랜드 '다사니'(Dasani)를 판매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를 두고 이번 월드컵이 극심한 여름철 폭염 속에서 치러질 가능성에도 팬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달 다국적 기후 연구자 모임인 세계기상특성(WWA)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 104개 경기 중 26개 경기가 폭염 환경에 해당하는 습구흑구온도(WBGT) 지수 기준 26도 이상 환경에서 치러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일부 개최 도시들은 해당 결정을 통보받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들 도시는 대회 기간 경기장 밖에서 여름철 더위에 노출될 월드컵 팬들을 지원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지만, 경기장 내부 정책을 결정하는 기관은 피파다.

영국축구서포터즈연합(FSA) 대변인은 "이번 월드컵에서도 역시 팬이 우선이 아니라 마지막 순위로 밀려났다"며 "피파는 생수를 더 많이 팔아치우는 데 집중할 것이 아니라 팬들의 건강과 안전에 집중해야 한다"고 디애슬레틱에 말했다.

피파는 폭염 피해에 대비해 "경기장 부지 내에 분무기, 선풍기, 수분 보충대 및 냉각 텐트가 설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