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럽·캐나다, 나토 해공군 전력 늘려야"…전시 가용 미군 감축

"F-15 전투기 3분의1·MQ-9 드론 절반 줄일 계획"
트럼프 "유럽 방위는 유럽이" 압박 속 전력 조정

미국 공군이 운용하는 MQ-9 '리퍼' 무인공격기. <자료사진> 2026.05.1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군 당국이 유럽과 캐나다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방위 계획에 투입할 해·공군 전력을 신속히 늘릴 것을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위기시 나토에 제공할 수 있는 미군 전력 규모를 줄이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렉서스 그린케위치 미 공군 대장은 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유럽의 나토 동맹국과 캐나다는 유무인 항공기와 해군 함정 기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린케위치 대장은 나토 최고사령관이자 유럽 주둔 미군 사령관이다.

그는 "유럽 내 나토 전력 모델(NFM)에 배정된 미군을 줄여 다른 지역에 재배치하는 상황에서 캐나다와 유럽 동맹국들이 지금, 그리고 가까운 시일 내에 역할을 확대할 수 있는 분야"로 유무인 항공기와 해군 함정을 꼽았다.

그린케위치 대장은 "상호 의존 상태의 나토 전력 모델은 미군에 건강하지 못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은 이것이 바뀌어야 한다고 분명히 밝혔고, 실제로 바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여러 전구에서 동시에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잠재적 현실이 이를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나토 전력 모델'은 위기 발생시 동맹국이 동원할 수 있는 병력·장비를 사전에 배정해 두는 체계다. 미국은 지난달 동맹국들에 이 모델에 제공하는 자국 전력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전력 감축 내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로이터는 군 소식통을 인용, 감축 대상에 "공중급유기와 전투기, 드론, 해군 함정 등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이 해당 전력들을 언제부터 나토에 제공하지 않을진 특정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는 그린케위치 대장의 이날 성명 내용이 "미국이 어느 분야부터 전력을 줄이고, 동맹국들에 어떤 분야에서 공백을 메우라고 요구하는지를 보여주는 첫 공개 신호"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나토 동맹국들이 안보 부담을 충분히 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해 왔다. "유럽 동맹국들이 유럽 대륙의 재래식 방위에 대한 주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다.

다만 나토는 이번 미군 전력 조정이 "방위 공백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 군사본부 대변인인 마틴 오도널 미 육군 대령은 그린케위치 대장이 언급한 분야들에 대해 "동맹국들이 이미 충분한 능력을 갖췄거나 곧 갖출 분야"라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유럽) 각국은 보유 전력을 나토에 배정하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군 소식통은 이번 조정으로 나토에 제공 가능한 미군 F-15·15E 전투기 수가 3분의 1 줄어든 99대가 되고, MQ-4·9 드론은 절반으로 줄어 12대가 될 예정이라며 "MQ-9 드론 감축이 나토의 감시 능력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러시아와 동맹국들에 잘못된 정치적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국방부 고위 관료 출신인 짐 타운센드 신미국안보센터(CNAS) 연구원은 "미국은 러시아의 압박을 받는 동맹국들에 강력한 지지를 표명해야지, 유럽 내 미군 전력을 줄이고 나토에 약속한 군사 역량을 축소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