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Y 봤나?" 뱅가드 VOO, ETF 최초 운용자산 1조달러 돌파

관세·전쟁·경기 침체에도 저점매수 심리에 자금 유입
같은 S&P500 추종하면서도 수수료 낮은 저비용 전략 주효

미국 증시ⓒ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주가 하락 시 매수하는 '바이 더 딥(buy the dip·저점 매수)' 투자 열풍이 미국에서 이어지면서 뱅가드 그룹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추종 상장지수펀드(ETF)인 VOO가 운용자산 1조 달러(약 1528조 원)를 돌파했다. ETF 업계에서 단일 펀드가 이 같은 규모에 도달한 것은 처음이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하루에만 17억 달러가 유입되며 VOO의 자산은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미 세계 최대 ETF인 VOO는 개방형 펀드 일부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1조 달러를 돌파한 상품이 됐다.

VOO의 성장 배경에는 전쟁, 무역 갈등, 경기 둔화 우려에도 꾸준히 미국 주식에 자금이 몰린 투자 심리가 있다. 올해 들어서만 690억 달러 이상이 유입됐으며, S&P500 지수가 연초 대비 11% 상승한 것도 자금 유입을 뒷받침했다.

VOO는 2010년 출시 이후 매년 자금을 끌어모으며 지난해 초에는 경쟁 상품인 SPDR S&P500 ETF(SPY)를 제치고 세계 최대 ETF로 올라섰다. ETF 닷컴의 데이브 나딕은 "장기 투자자들이 이제 SPY보다 VOO를 '쉬운 선택지'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SPY는 스테이트스트리트가 운용하며, 1993년 출시된 세계 최초의 ETF다.

이번 성과는 뱅가드 자체에도 의미가 크다. 창립자 잭 보글은 생전에 ETF에 회의적이었지만, 2026년 현재 뱅가드는 블랙록을 제치고 세계 최대 ETF 발행사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뱅가드의 저비용 전략이 ETF 업계 전반의 수수료 인하 경쟁을 촉발했고, 동시에 ETF 시장의 성장도 뱅가드 상품 확산에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모닝스타의 벤 존슨은 "ETF가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또 하나의 신호"라며 "한때 주변 상품이었던 ETF가 전 세계 수백만 투자자의 기본 투자 수단이 됐다"고 강조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