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보복에 중동 미군시설 20곳 피해…항공기 최소 42대 파괴"
BBC, 위성사진·영상 분석…사드 포대 및 감시·통신 장비 등 피해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이란이 지난 2월 말 이후 중동 지역 미군 기지와 합동 군사시설 최소 20곳에 피해를 줬다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가 나왔다.
BBC Verify는 1일(현지시간) 위성사진과 영상 분석 결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레바논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이라크, 요르단, 바레인, 오만 등 걸프 8개국 내 미군 시설을 공격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BBC는 "이란의 공격으로 첨단 방공체계와 급유기, 레이더 등 수백만 달러 규모의 군사 장비가 손상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UAE 알루와이스·알사데르 공군기지와 요르단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에선 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포대 3곳이 피해를 본 것으로 분석됐다.
사드는 미국이 각국에 배치한 핵심 탄도미사일 방어 자산으로서 포대 1개를 운용하는 데 병력 약 100명이 필요하며, 제조 비용은 약 10억 달러(약 1조 3800억 원)에 달한다. 요격미사일 1발 가격은 약 1270만 달러(약 193억 원)로 알려져 있다.
사우디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선 미군 급유기와 감시·정찰 자산이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분석됐다. BBC는 군사정보 분석업체 MAIAR를 인용, "손상된 항공기 중 1대가 E-3 '센트리' 조기경보기로 식별됐다"고 전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이 항공기 교체 비용은 최대 7억 달러(약 1조 원)에 이를 수 있다.
쿠웨이트 알리 알살렘 공군기지와 캠프 아리프잔도 여러 차례 이란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알리 알살렘 기지에선 유류고와 항공기 격납고, 막사가 파괴됐고, 캠프 아리프잔에서는 위성통신 장비가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분석됐다.
BBC는 이번 전쟁으로 파괴되거나 손상된 미군 항공기가 F-15·35 전투기, MQ-9 '리퍼' 무인기(24대), A-10 공격기 등을 포함해 최소 42대에 이른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앞서 대이란 군사작전 '에픽 퓨리' 비용을 290억 달러(약 44조 원)로 추산했다. 이 중 상당 부분이 파괴 장비의 수리·교체 비용에 쓰일 가능성이 있다는 게 BBC의 분석이다.
그러나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 같은 분석 결과에 대해 "작전상 보안 이유"로 논평을 거부했다.
미 백악관은 그동안 "이란 군사력이 사실상 와해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위성사진상 드러난 피해는 이란의 반격이 미국이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보다 더 정밀하고 광범위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BBC가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공격 방식도 전쟁 초기 대규모 미사일·드론 공세에서 고가치 표적을 겨냥한 정밀 타격으로 변화했다고 평가했다.
미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켈리 그리에코 박사는 "초기 공세는 방공망을 물량으로 압도하는 방식이었지만, 며칠 만에 이란은 더 작고 정밀한 공격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동맹국의 방공 재고가 상당 속도로 소모된 상태"라며 이란과의 휴전이 무너질 경우 "신속한 보충 경로가 없어 향후 이란의 추가 공격 땐 전쟁 초기보다 훨씬 적은 요격 자산으로 대응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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