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이란 정권 사실상 교체됐다…관세는 국가별 협상 맞춰 재조정"
"호르무즈 개방·HEU 확보·핵무장 저지가 임무 완수"
"EU도 15% 관세 수용 의사…10% 글로벌 관세는 과도기 조치"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 목표로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고농축 우라늄(HEU) 확보, 핵무기 보유 금지를 제시하며 "이란 정권은 사실상 교체됐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시행 중인 10% 글로벌 관세는 임시 조치에 불과하며 향후 국가별 무역협정 수준에 맞춰 관세 체계를 재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3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임무 완수란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개방되고, 우리가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하며,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초안 승인에 앞서 추가 양보를 요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베선트 장관은 이번 발언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핵 능력 제거를 협상 타결의 핵심 조건으로 보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논의를 시작한 것은 47년 만에 처음"이라며 "그동안 금기시되던 주제가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에 올라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베선트는 전쟁 이후 이란 권력구조가 사실상 붕괴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정권교체(regime change)를 추진하지 않았지만 정권은 바뀌었다"며 "1차 지도부가 제거됐고, 2차 지도부도 제거됐으며 지금은 세 번째 그룹이 권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디까지 행동에 나설 수 있는지 직접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베선트는 이란이 협상에 나선 배경으로 군사 압박과 경제 제재, 해상 봉쇄를 꼽았다.
그는 "이란이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을 공격한 것은 큰 실수였다"며 "그동안 이란 자금 문제에 완전히 협조적이지 않았던 걸프 지역 동맹국들이 이제는 계좌 동결과 자산 차단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자금줄을 끊는 경제 봉쇄와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을 차단하는 물리적 봉쇄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이란 최대 원유 수출 터미널인 하르그섬이 사실상 폐쇄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베선트는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해서는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공급 충격 때문"이라며 "매우 제한적이고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유가는 몇 주 전 고점 대비 20~25% 하락했고 휘발유 가격도 내려가고 있다"며 "현재의 불편한 상황을 지나면 석유 시장은 매우 풍부한 공급 상태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베선트는 관세 정책과 관련해 현재 시행 중인 10% 글로벌 관세 체계가 향후 국가별 협상 결과에 따라 조정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 정책에 제동을 건 이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교역 상대국에 10%의 이른바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무역법 122조에 따른 관세는 최장 150일간만 유지할 수 있어 오는 7월 말 이전에 새로운 관세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이에 따라 미국은 현재 진행 중인 무역법 301조 조사를 토대로 국가별 협상 결과를 반영한 새로운 관세율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선트는 "현재 일본과 중국, 유럽연합(EU) 등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EU도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는 대신 15% 관세를 수용할 의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무역법 301조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조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301조 관세는 각국과 체결한 무역협정 수준에 맞춰 재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적용 중인 10% 글로벌 관세가 영구적인 제도가 아니라 향후 국가별 협상 결과를 반영한 차등 관세 체계로 대체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베선트는 또 암호화폐 규제 법안인 '클래리티(CLARITY)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며 "미국을 세계 디지털 자산의 수도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 산업을 미국 안으로 끌어들여 증권과 상품시장처럼 명확한 규제 체계 아래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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