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합의 근접" 트럼프 고심 막바지…호르무즈 충돌 긴장 지속
백악관 상황실 회의 후 하루 넘게 '결정' 안내려…"핵 개발·구매 다 포기"
美, 오만만서 이란관련 선박 공격…쿠웨이트 미군기지 피격 5명 부상
- 류정민 특파원, 이지예 객원기자, 강민경 기자
(워싱턴·런던=뉴스1) 류정민 특파원 이지예 객원기자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논의 중인 평화안 양해각서(MOU) 초안을 놓고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비롯한 페르시아만 현지에서는 여전히 양측간 산발적이고 국지적인 무력 충돌이 이어지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둘째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가 진행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이 핵무기 개발은 물론 구매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매우 좋은 합의(very good deal)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통한 전쟁 종식을 선호한다며 "군사적으로 끝장을 낼 수도 있지만 협상을 통하는 것이 더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29일)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며 백악관 상황실 회의를 소집해 2시간가량 참모들과 이란과의 합의안 초안 내용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결론 없이 회의를 마쳤고, 하루 이상이 흐른 지금까지 승인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60일 휴전 연장'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개방, 휴전 중 이란 핵프로그램 추가 협상 등을 담은 MOU 초안을 놓고 막판 조율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합의 30일 내에 전쟁 이전 수준 통행량이 회복되도록 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이 핵무기나 핵폭탄을 절대 보유하지 않겠다는 데 동의해야 하고, 호르무즈 해협은 통행료 없이 양방향으로 제한 없는 선박 통항이 가능하도록 즉각 개방해야 한다"는 점 등을 합의 조건으로 명시했다.
또 그는 "이란 내 고농축 물질을 미국이 이란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조율해 발굴·폐기할 것"이라며 이란과 합의할 경우 "미국의 해상봉쇄가 해제돼 호르무즈 해협에 묶여 있던 선박들이 귀항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국영매체와의 통화에서 "현재 협상은 제한된 범위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핵 문제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란 측은 앞서도 미국과의 평화 합의를 위한 MOU 초안에 핵 관련 사안은 포함돼 있지 않을뿐더러, 호르무즈 해협 관리는 이란과 오만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해 왔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이란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핵물질 폐기와 호르무즈 해협 통행 개방 조항은 합의문에 없다"고 했고, 이란은 국외 동결자산 120억 달러(약 18조 원)의 즉각 해제도 요구하고 있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오만만에서 작전 중인 미군이 29일 감비아 국적 상선 한 척을 무력화하는 봉쇄 조치를 이행했다"고 밝혔다.
CENTCOM은 "리안 스타(Lian Star) 호가 오만만의 이란 항구로 향하기 위해 국제 해역을 지나는 것을 포착했다"며 "선박에 20차례 이상 경고를 발령하고 미국의 봉쇄를 위반했다고 알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안 스타 호 선원들이 이에 불응하자 미군 항공기가 헬파이어 미사일을 배의 엔진실에 발사해 선박을 무력화했다"며 "선박은 더 이상 이란으로 향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CENTCOM은 "이란과의 휴전이 여전히 유효한 가운데 미군은 봉쇄를 완전히 이행하기 위해 그동안 상선 5척을 무력화하고 116척을 회항시켰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이란이 쿠웨이트 미군 기지에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해 미국인 5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쿠웨이트 알리 알 사렘 공군기지가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았고, 쿠웨이트 방공망이 이를 요격했지만, 요격 파편이 기지를 타격했다.
이로 인해 계약업체 직원과 현역 군인 등 5명이 가벼운 상처를 입고, 대당 가격 약 3000만 달러(약 450억 원)에 달하는 MQ-9 리퍼 드론 1대가 파괴되고 또 다른 1대도 심하게 손상됐다.
파키스탄의 중재 아래 지난달 7일 휴전에 합의한 미국과 이란은 종전 협상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드론과 미사일 등을 발사하며 산발적 충돌을 이어 왔다.
이란 국영방송 IRIB는 이날 새벽 이란군이 남부 부셰르주에 침입한 미군 무인기를 요격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MOU 초안을 승인하지 않기로 결정할 것을 대비해 다시 군사력을 사용할 준비를 마쳤다며 위협을 놓지 않고 있다.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날 "우리가 합의를 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아니면 그들은 국방부를 상대해야 할 수도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우리는 준비 됐다. 필요하다면 그런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첫날보다 훨씬 강력한 태세를 갖췄다"고 말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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