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케네디센터에 트럼프 이름 빼"…트럼프 "아내가 급진좌파"

워싱턴연방지법 쿠퍼 판사 "명칭 변경은 의회 권한"…전면 개보수도 제동
트럼프 "아내, 이해충돌 의식해 남편 姓 안써"…센터 운영 의회로 이관 시사도

2025년 12월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 외벽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새로 추가돼 있다. 센터 이사회는 전날 기관 명칭을 '도널드 J. 트럼프 & 존 F. 케네디 메모리얼 공연예술센터'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2025.12.19. ⓒ 로이터=뉴스1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미국 연방법원이 '존 F. 케네디 센터' 명칭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넣어 변경한 것은 위법하다며 건물 외벽에 새겨진 도널드 트럼프 이름을 제거할 것을 명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판사와 그 부인까지 공개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크리스토퍼 쿠퍼 판사가 케네디 센터의 저명한 이사회가 '트럼프'라는 이름을 추가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며 "쿠퍼 판사는 수많은 부패한 판사들처럼 탄핵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의 쿠퍼 판사는 전날(29일) 조이스 비티 하원의원(민주·오하이오주)의 요청을 일부 받아들여 케네디 센터 개보수 작업을 일시 중단할 것과, 2주 안에 건물 외벽과 웹사이트에서 트럼프의 이름을 삭제할 것을 명령했다.

쿠퍼 판사는 "케네디 센터에 그 이름을 지어준 것은 의회로, 이를 변경할 수 있는 것도 오직 의회뿐"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백악관 복귀 직후 워싱턴DC의 대표적 문화예술공연장인 케네디 센터가 좌파적으로 운영된다며 이사회에 충성파 인사들을 임명한 뒤 자신이 직접 이사회 의장에 오르는 등 기관 장악에 나섰다.

이어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센터 명칭을 '도널드 J. 트럼프 앤드 존 F. 케네디 센터'로 개칭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오는 7월부터는 2년 일정으로 대대적인 개보수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쿠퍼 판사의 아내 에이미 제프리스에 대해 "급진 좌파 민주당원"이라며 쿠퍼 판사는 "아내가 시키는 대로" 판결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이미 제프리스는 판사 남편과의 이해충돌 문제가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아 '쿠퍼'라는 성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가 "연방 검사와 오바마 행정부 에릭 홀더 법무장관 고문으로 일했으며, 정치꾼과 폭력배들로 구성된 '1월 6일 특별위원회'는 물론 힐러리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러시아 (대선 개입) 조작 사건 등을 배후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음성 녹음파일 공개를 비롯한 여러 소송을 대리하고 있다며 제프리스를 급진 좌파 민주당 진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사로 몰아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프리스가 "명백한 이해충돌 상황에 있으며, 이러한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기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물론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다른 사건들까지 연결시켜 "우리 사법 시스템은 조작되어 있다"고 비난하고 상호관세 소송에서 패소한 이유가 그것 때문이며, '출생 시민권' 소송에서 패소할 이유도 그것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케네디 센터 홍보담당 로마 다라비 부사장은 성명에서 항소할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의 글에서 안전상의 이유로 필요한 보수 공사를 위해 센터를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법원이 계속해서 자신을 막아선다면 기관 운영을 포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누구보다 잘하는 일을 통해 이 기관을 물리적으로, 재정적으로, 예술적으로 자유롭게 되살릴 수 없다면, 희망 없는 여정을 계속할 생각이 없다"고 적었다.

또한 "상무부에 이 기관을 의회에 이관해 운영·유지·관리를 의회가 전적으로 책임지도록 하기 위해 의회와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