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우리 안에 있다"…백악관 만든 '에일리언' 웹사이트 정체
UFO 자료 등 공개 관심 모았으나 '이민단속 홍보' 내용
단어 '에일리언' 중의성 활용…"이민자들 모두 추방하라"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8일(현지시간) 외계인의 존재를 암시하는 듯한 '에일리언'(aliens)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실제로는 불법 이민자 단속 성과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그들은 우리 가운데 걸어 다니고 있다"(THEY WALK AMONG US)는 문구가 적힌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웹사이트는 우주 공간을 연상하게 하는 디자인으로,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도입부에서 볼 수 있는 것과 유사한 자막을 보여준다.
백악관은 웹사이트를 통해 "60년 동안 미국 정부는 철저히 비밀을 유지해 왔다"며 "에일리언(Aliens)들이 우리 가운데를 걸어 다니고, 우리 이웃에 살며, 일상생활에서 우리와 교류해 왔다. 같은 상점에서 쇼핑하고, 우리 아이들과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들었으며, 겉보기에는 평범한 인간의 삶을 살아왔다"고 설명했다.
여기까지는 외계 생명체와 미확인비행물체(UFO)의 존재를 인정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지만, 백악관은 이어 "수백만 명이 어둠을 틈타 도착해 우리 사회에 스며들었다"는 문구로 에일리언이 '불법 이민자'를 의미한다는 것을 시사했다.
영단어 에일리언은 '외계인'이라는 뜻 이외에도 '외국인', '이방인'이라는 의미도 있다. 외국인을 뜻하는 'foreigner'(포리너)보다 배타적인 어감으로 쓰인다.
백악관은 단어의 중의성을 활용해 대중의 관심을 끄는 한편, '외국인은 외계인만큼이나 이질적이고 두려운 존재'라는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이러한 웹사이트를 개설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는 공식 문서와 브리핑에서 'Illegal Alien'(불법 외국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왔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기에는 '에일리언'의 어감이 비인간적이라는 이유로 이민당국에 'Noncitizen'(비시민권자)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도록 지시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인(Aliens)이 모든 미국인 가정과 공동체, 그리고 우리 국가의 미래에 가하는 실질적인 위험을 가장 먼저 지적한 인물"이라며, 미 전역의 이민자 체포 통계를 보여주는 '외국인 체포 지도'(ALIEN ARREST MAP)를 공개했다.
또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신고 링크도 첨부해 시민들이 이른바 "의심스러운 외국인"을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백악관은 '기밀 해제'라는 부록에서 "이 에일리언들은 어둠을 틈타 우리 국가를 침략한 수백만 명의 불법 체류자"라며 "국경을 확보하라. 그들 모두를 추방하라"고 강조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 3월 'Alien.gov'와 'Aliens.gov'라는 도메인 주소를 등록하면서 대중의 호기심을 자아낸 바 있다. 일각에서는 UFO와 외계 생명체 관련 문건을 공개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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