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눈치 논란' 美CBS, 이민자 추방 보도기자 '60분'서 퇴출

직원 신분 유지되지만 '60분' 프로그램 출연할 수 없어
"보도 미화 거부한 기자에게 불이익 주겠다는 신호" 비판

엘살바도르 테콜루카에 위치한 테러수용센터에 미국에서 추방된 베네수엘라 갱단 '트렌 데 아라과' 단원이 머리를 밀고 손발이 묶인 채로 이송되고 있다. 2025.03.1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미국 CBS뉴스가 간판 뉴스 프로그램 '60분'(Sixty Minutes)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민자 추방 문제를 보도한 기자에게 프로그램 출연 계약 종료를 통보했다.

CBS는 지난해 12월 프로그램 방영 3시간 전 해당 꼭지를 돌연 삭제해 트럼프 행정부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을 받았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60분' 특파원 셰린 알폰시의 출연 계약은 지난 23일 만료됐다. CBS 직원으로서의 신분은 유지되지만 '60분'에는 출연할 수 없다.

알폰시는 지난 몇 주간 자신의 에이전트가 CBS 측에 문의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알폰시는 "이는 뉴스룸 전체에 냉혹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정확한 보도를 미화하기를 거부한 기자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의도적인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는 사직하지 않겠다. 만일 맡은 일을 했다는 이유로 날 내보내고 싶다면 직접 해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60분'의 책임 프로듀서인 타냐 사이먼의 거취 역시 불투명하다.

소식통 2명에 따르면 편집국장 바리 와이스는 '60분'의 대대적인 개편을 준비 중인데, 사이먼을 감독하거나 사이먼과 함께 일할 외부 저널리스트를 고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와이스는 자신이 운영하던 독립 매체 '더 프리 프레스'가 CBS 모회사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소유주 데이비드 앨리슨에게 인수된 뒤인 지난해 10월 편집국장으로 임명됐다.

앞서 CBS는 지난해 12월 '60분'의 꼭지 1개를 방송 3시간 전 갑작스럽게 삭제하고 방영을 취소했다.

13분 분량의 해당 꼭지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각종 가혹 행위로 악명 높은 엘살바도르의 초대형 고위험 교도소 CECOT(테러리즘 억류 센터)로 추방된 베네수엘라 이민자 남성들의 사연을 다룰 예정이었다.

당시 알폰시는 동료들에게 보낸 비공개 메모에서 '정치적 이유'라며 삭제 조치를 비판했다.

삭제 논란이 일어났을 당시 엘리슨은 넷플릭스를 제치고 워너 브러더스 디스커버리(WBD) 인수전에서 승기를 거머쥐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CBS의 새 소유주들과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말하자면, 인수 이후 '60분'은 그 전 어느 때보다도 나를 훨씬 더 나쁘게 대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적는 등 불만을 드러내 왔다.

이 꼭지는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논평이 덧붙여진 채 한 달 뒤 전편이 방영됐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