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신경 안써"…트럼프, 여론 악화에도 對이란 '마이웨이'

27일 각료회의서 강변…'양보' 비판론 의식해 강경한 원칙 부각
고유가로 전쟁 반감 고조…美언론 "말처럼 선거 의식 안할 순 없어"

2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내각 회의실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언하는 장면. 왼쪽부터 더그 버검 내무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트럼프 대통령,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다.2026.05.27.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각료회의에서 자신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해 협상에서 물러설 것으로 본다면 이란의 오판이라며 자신은 중간선거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근 흘러나오는 이란과의 평화안 세부 내용을 놓고 미국 내에서 비판론이 높아지자, 자신이 국내 정치적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고 최선의 합의를 이루기 위해 이란에 강경한 자세를 고수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USA투데이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 정권은 '우리가 그를 지치게 만들자. 그는 중간선거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나는 중간선거에 신경 쓰지 않는다. 어젯밤 일어난 일을 보라. 그것이 중간선거의 서막이었다"고 말했다.

'어젯밤 일어난 일'이란 자신이 지지한 후보들이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승리한 것을 말하는데, 그는 특히 텍사스주 법무부 장관 켄 팩스턴이 현직 존 코닌 상원의원을 압도적으로 꺾은 사례를 강조했다.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가 11월 중간선거의 쟁점이 될 위험에 직면해 있다.

공화당은 하원에서 근소하게 앞선 다수당 지위를 지키는 데 고전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공화당으로부터 상원 다수당 지위까지 가져올 가능성을 점점 더 높게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팩스턴의 승리를 자신이 벌인 이란 전쟁에 대한 지지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 결과가 미국 내에서 전쟁에 대한 반감이 크지만 "사람들이 전쟁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다"는 추가적인 증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전쟁을 감내하는 이유가 국민들이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는 전쟁의 본질을 이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27일 미국 내 일반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59달러로 소폭 하락했지만, 한 달 전보다 35센트, 1년 전보다 1.29달러 오른 수준이다. 미국이 이란에 첫 공습을 가하기 직전인 2월 26일에는 전국 평균이 2.98달러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이 합의하지 않으면 미국은 끝까지 일을 마무리할 것"이라면서 무력 사용까지 경고했다. 그는 "이란은 매우 합의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우리는 만족하지 않는다. 그러나 결국 만족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일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것이 사라졌고 그들은 거의 힘이 다한 상태에서 협상하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될지 두고 보자. 우리가 다시 가서 끝내야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23일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가 "대체로 협상됐다"고 밝혔다. 합의안에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미·이란 간 60일 휴전 연장,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 논의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양측은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긴장은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26일 미 중앙사령부가 남부 이란에서 미사일 발사대와 기뢰 부설 선박을 방어 차원에서 공격했다고 밝힌 뒤 보복을 경고했다.

협상 타결 시점을 묻는 말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몇 달째 이 일을 하고 있다"며 이란 전쟁을 베트남·한국·아프가니스탄 전쟁과 비교했다. 그는 "그 전쟁들은 훨씬 더 많은 미국인을 죽였다. 이란 전쟁으로는 지금까지 13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내놓아야 할 것들을 내놓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좋고, 그렇지 않으면 내 왼쪽에 앉아 있는 사람이 그들을 끝장낼 것"이라며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을 가리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은 자신의 강경한 대외 정책을 선거와 무관하게 밀어붙이겠다는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중간선거 결과는 트럼프의 권력 기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에 이를 말처럼 무시할 수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만약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양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잃으면 트럼프의 입법·예산 추진력이 크게 약화하고, 대통령의 정책과 전쟁 수행에 대한 청문회·조사가 강화될 수 있다. 헌법상 탄핵은 상원 3분의 2 찬성으로 확정되기에 실제 가능성은 없다고 해도 트럼프의 전쟁 수행이나 권한 남용을 문제 삼아 민주당이 탄핵을 추진할 가능성도 커진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