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 연준 이사 "인플레 잘못된 방향…필요시 금리인상 준비"
"AI 투자도 새 물가 압력…5년 고물가에 인플레 고착 위험"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리사 쿡 이사는 물가가 예상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당분간 동결하는 것이 기본 시나리오이지만 필요할 경우 추가 금리 인상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쿡 이사는 27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인플레이션은 분명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예상했던 디스인플레이션이 적절한 시기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3.8%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연준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이란 전쟁에 따른 휘발유 가격 급등이 물가 상승의 핵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core) PCE 물가 역시 4월 기준 3.3% 상승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쿡 이사는 관세와 에너지 가격 충격 자체는 원칙적으로 일시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관세는 물가 수준을 한 차례 끌어올리는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크고 유가 역시 연말로 갈수록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문제는 이런 일시적 충격이 장기 인플레이션으로 번질 가능성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높은 원가를 제품 가격에 반영하고 노동자들이 이를 임금 협상에 반영하기 시작하면 물가 상승이 구조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새로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쿡 이사는 현재까지 발표된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 규모만 1조50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실제 집행된 금액은 아직 일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향후 AI 관련 투자가 훨씬 더 확대될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반도체, 첨단 장비, 소프트웨어 가격이 크게 올랐고 전기와 수도 요금도 지난 1년간 각각 약 5% 상승했다고 밝혔다. 향후 기업들이 로봇과 AI 인프라 투자까지 확대할 경우 추가적인 자본지출(CAPEX) 압력도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노동시장은 아직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실업률은 4월 기준 4.3%로 지난해 여름 이후 큰 변화가 없었으며 노동 수요와 공급도 대체로 균형 상태에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중동 전쟁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과 AI 확산이 향후 고용시장에 부담을 줄 가능성을 경계했다. AI 관련 일자리 감소가 새로운 일자리 창출보다 먼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쿡 이사는 AI가 장기적으로는 생산성을 높이고 경제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AI는 내가 평생 본 어떤 기술과도 다르다"며 향후 기업 생산성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여전히 물가 위험이 더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지만 인플레이션 위험이 여전히 상방에 치우쳐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쿡 이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시도와 관련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연방대법원은 지난 1월 관련 변론을 진행했으며 쿡 이사 해임과 관련해 연준 독립성의 향방을 가를 핵심 판결이 이르면 6월 나올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이사가 과거 주택담보대출 신청 과정에서 허위 정보를 기재했다며 해임을 시도했지만 쿡 이사 측은 정치적 압박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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