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美승리로 보여야"…트럼프, 선제적 프레임 구축에 사활
트럼프 "이란 항복해도 언론은 '이란 승리'라고 보도할 것"…비판론 무력화
"완벽한 합의 아니면 안해"…일방적 승리 선언, 내부반발 등 잠재울진 미지수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측근들이 불투명한 협상 국면을 자신들에 유리한 정치적 서사로 재구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힐은 "이란 전쟁 종식을 둘러싼 합의 가능성을 두고 누가 주도권을 쥔 것처럼 보이느냐를 둘러싼 프레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성과 강조, 야당 및 주류 언론의 회의론, 공화당 내 강경파의 비판이 동시에 충돌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완벽한 합의가 아니라면 아예 합의는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자신이 합의를 발표할 경우 이는 완벽한 합의라는 뜻도 된다.
동시에 그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란이 패배하더라도 언론은 이를 '이란의 승리'로 포장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협상 결과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선제적으로 무력화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이는 전쟁 국면을 외교적 성과로 연결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더힐은 진단했다.
그러나 전쟁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외교 구상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했고, 이는 미국 내 물가 압력과 경제 불만으로 이어져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화당 내부의 균열도 뚜렷하다. 트럼프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란의 해협 통제권을 인정하는 합의는 전쟁의 정당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테드 크루즈, 로저 위커 의원 등 강경파 역시 핵 농축 능력 유지와 자산동결 해제 가능성을 거론하며 "지나치게 유화적 합의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랜드 폴 의원 등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지지하며 협상 필요성에 힘을 싣고 있다.
이 같은 당내 비판을 의식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농축우라늄 처리 문제 등을 거론하며 합의안의 강도와 실효성을 부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논의가 최종 합의라기보다 '양해각서(MOU) 수준의 초기 틀'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중동 협상 전문가 아론 데이비드 밀러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승리를 원하고 있지만 우라늄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등 핵심 쟁점에서 실질적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전쟁과 협상이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가 각 진영의 승리 서사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네가르 모타자비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역시 "현재의 발언 경쟁은 대부분 국내 정치 메시지"라며 "결국 미국과 이란 모두 어느 한쪽의 일방적 승리보다는 일정 수준의 타협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에 갇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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