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연방공무원 '비밀유지계약' 추진…"언론자유 침해"

위반시 민형사 제재 등 내용 포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방 공무원을 상대로 언론 접촉을 차단하는 비밀유지계약(NDA) 서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언론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미 인사관리처(OPM)가 공개한 NDA 초안에는 신임·현직 연방 공무원이 이를 위반했을 때 행정부가 민·형사 제재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NDA 도입 여부는 각 기관이 결정한다.

또 전직 직원이라 해도 퇴직 후 트럼프 행정부가 기밀로 규정한 정보에 대해 기자들에게 이야기하려면 권한 있는 기관 담당자의 서면 허가가 필요하다. 이 규정을 어겼을 경우 민형사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직원이 NDA를 위반하고 정보를 공개해 이익을 얻는 경우 행정부가 이를 모두 환수할 권리가 있다는 내용도 명시됐다.

다만 1989년 제정된 내부고발자보호법이 보호하는 폭로 행위, 즉 연방 직원이 법령 위반과 부실 관리, 예산 낭비 등 각종 비위 행위를 행정부 감찰 기관과 의회에 폭로하는 행위에는 NDA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직원들에게 NDA 서명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라틴아메리카 관련 작전에 관여한 인사들을 포함한 일부 관리들에게 NDA에 서명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콧 쿠포르 OPM 국장은 "민간 부문의 상당 부분에서 민감한 업무나 고객 정보를 다루는 직원들은 일상적으로 NDA에 서명할 것을 요구받는다"며 "연방 정부가 더 낮은 기준을 적용받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언론 입막음' 행보의 연장선에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생일 편지를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여러 언론사에 소송을 제기했다.

백악관은 멕시코만의 명칭을 '미국만'으로 변경하라는 요구를 거부한 AP통신의 취재를 제한했는데, 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제한 조치가 해제된 상태다.

또 국방부는 출입 기자들에게 사전 승인을 받지 않은 내용을 보도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요구하고 이에 서명하지 않는 기자들과 언론사의 청사 출입을 취소하는 새로운 보도지침을 내렸다. 법원은 이 또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언론자유위원회의 정책 담당 부사장 게이브 로트먼은 "공무원과 기자 간의 소통을 억압하려는 공격적인 시도는 궁극적으로 뉴스 가치가 있는 정보에 대한 대중의 접근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