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협상 다시 교착?…핵·제재완화 놓고 막판 줄다리기

트럼프 "나쁜 합의 서두르지 않겠다"…속도조절 기류
호르무즈 개방·핵협상 연계…이스라엘·강경파 반발도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주 서펀에 위치한 록랜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05.2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전쟁 종식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양측 모두 휴전과 경제 정상화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이란 핵프로그램과 제재 완화 범위를 둘러싼 입장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전해졌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현재 전투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를 포함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 중이지만 핵개발 문제와 제재 완화 조건을 놓고 협상 속도가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양측은 우선 30일 동안 호르무즈 해협 선박 운항 제한을 단계적으로 해제하고 이후 2단계 핵협상을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미국은 이란 핵프로그램에 대한 보다 명확한 선제 약속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제재 해제와 동결 자산 반환 규모 및 시점에 대한 구체적 보장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중재국들은 미국 측이 "이란이 일부 제재 완화를 얻은 뒤 핵문제 협상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최근 협상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좋지 않은 합의를 서두르지는 않겠다"고 밝힌 데 이어 SNS를 통해 "이란과의 합의는 위대하고 의미 있는 합의가 되거나, 아니면 아예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내 강경파 반발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WSJ에 따르면 일부 공화당 강경파들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대이란 경제 압박 완화가 이뤄질 경우 이란 정권만 숨통이 트이고 핵개발은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스라엘 역시 협상 내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 측에 "이란에 대한 경제·군사 압박은 유지하면서도 보다 강경한 핵 관련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레바논 헤즈볼라 문제도 협상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스라엘은 최근 헤즈볼라 공격 강화를 예고했지만 이란은 레바논 공격 중단을 휴전 조건 가운데 하나로 요구하고 있다.

걸프 국가들도 협상 자체에는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특히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자유 보장 조항을 협상문에 명확히 포함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란은 협상 기간 동안 통항료를 부과하지 않는 방안에는 동의했지만 해협 관리 권한은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한편 협상 과정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입장도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WSJ는 중재국들이 "실제로 이란 내부에서 최종 결정을 누가 내리고 있는지"를 파악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외무부의 에스마일 바가이 대변인 역시 "미국 정책 결정 과정은 제도적 불안정성에 시달리고 있으며 입장이 자주 바뀐다" 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협상과 별개로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파키스탄·튀르키예·이집트·요르단 등이 아브라함 협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도 평화협정 체결 이후 협정에 참여한다면 영광일 것"이라며 중동 지역 전체를 묶는 새로운 안보·외교 질서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