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시간 얼마 없다" 트럼프 강력 경고…공격재개 진지한 논의

트럼프, 19일 백악관서 국가안보팀과 군사옵션 검토…네타냐후와도 통화
UAE 바라카원전 드론 피격 등 상황 악화…대치 평행선에 美 강수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 소셜미디어에 트루스소셜에 군함 갑판 위에 선 자신의 모습을 담은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를 게시하며 “폭풍 전 고요”라는 문구를 남겼다.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이창규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력 경고하면서 미국의 군사행동 재개 가능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평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백악관 내부에서 군사옵션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 정권이 더 나은 협상안을 가져오지 않는다면 훨씬 더 강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그들에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도 "이란에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며 "시간이 핵심"이라고 적었다. 해당 게시물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를 마친 직후 올라온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19일 백악관 상황실 소집…대이란 군사옵션 논의 예고

악시오스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9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국가안보팀과 함께 대이란 군사옵션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회의에는 JD 밴스 부통령,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 도착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맞이하고 있다. 2025.12.29 ⓒ AFP=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6일 버지니아주 자신의 골프클럽에서도 국가안보 참모들과 이란 문제를 논의했다. 같은 날 네타냐후 총리와도 통화하며 이란 상황과 중동 정세를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국영 칸(Kan) 방송은 양국 정상이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 재개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군사행동에 나설 경우 미국이 공동 작전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4월 초 휴전 이후 합의 실패…교착 상태 빠진 미·이란 협상

미국과 이란, 이스라엘은 지난 4월 8일 휴전에 돌입했지만 이후 종전 협상은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양측은 지난달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후속 협상을 진행했지만 핵 프로그램과 제재 해제 문제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협상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합의를 원한다. 이란도 협상을 원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들은 우리가 원하는 수준에 와 있지 않다"며 "그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CNN은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해결을 선호하면서도, 협상 타결을 압박하기 위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작전 재개를 보다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최근 상황을 전했다.

12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폐허 속에서 주민들이 폭격에 손상된 건물을 뒤져 생필품을 찾고 있다. 2026.3.12 ⓒ 신화=뉴스1
파키스탄·카타르 중재 외교 속 평화 조건 극명한 입장차

현재 파키스탄과 카타르가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하고 있다. 파키스탄 내무장관은 최근 테헤란을 방문해 이란 고위 지도부와 회담했으며, 카타르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도 이란 외무장관 및 파키스탄 측과 잇따라 접촉했다.

그러나 협상 분위기는 점점 악화되는 모습이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협상 조건으로 △이란 핵시설은 1곳만 운영 허용 △전쟁 피해 보상 불가 △이란 보유 고농축 우라늄 400kg 미국 이전 △동결 자산의 25%도 해제 불가 △모든 전선 전쟁 중단 여부는 협상 결과에 따라 결정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란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전쟁 종료 △대이란 제재 해제 △동결 자산 반환 △전쟁 피해 보상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주권 인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UAE 원전 피격 돌발 악재…중동 전역 안보 불안 확대

중동 지역 안보 불안도 확대되고 있다.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인근에서는 드론 공격으로 외곽 전력 설비 일부가 파손됐다. UAE 국방부는 서쪽 국경 방향에서 드론 3대가 영공에 진입했으며 이 가운데 2대는 요격했다고 밝혔다.

UAE는 공격 배후를 공식적으로 특정하지 않았지만 안와르 가르가시 외교고문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직접이든 대리세력이든 원전을 겨냥한 공격은 위험한 확전"이라고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방사능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확인했다. 바라카 원전은 한국전력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차세대 원전 노형을 수출해 아부다비에 건설한 중동 최초의 상업용 원전이다. 2024년 1~4호기가 전면 가동되면서 UAE 전체 전력 수요의 25%를 담당하고 있다.

이란 여성 앵커 모비나 나시리. (소셜미디어 엑스 @Goftaniha)

이란 내부에서도 전시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BBC에 따르면 최근 이란 국영방송에서는 총기를 든 앵커들이 등장해 전쟁 참여를 독려하는 장면이 잇따라 방영됐다. 일부 진행자는 스튜디오에 걸린 UAE 국기를 향해 소총을 발사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폭풍 전 고요"…군사 충돌 가능성 고조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 역시 긴장을 높이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소셜미디어에 군함 갑판 위에 선 자신의 모습을 담은 AI 생성 이미지를 게시하며 "폭풍 전 고요"라는 문구를 남겼다.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이 외교가 실패할 경우 새로운 대이란 공습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날 공개된 이미지 가운데에는 이란을 중심으로 사방에서 붉은 화살표가 향하는 지도도 포함돼 있었으며, 이는 경제 제재와 군사적 압박, 주변국 공조를 통해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실제 군사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외교정책 분석가 애덤 클레먼츠는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수사적으로 너무 멀리 나아가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간 제한적 공습 후 군사적 성과를 선언하고 승리를 주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강하게 반발했다. IRGC 수석 대변인 아볼파즐 셰카르치는 "미국이 또다시 어리석은 행동을 반복한다면 훨씬 더 파괴적이고 충격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은 스스로 만든 수렁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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