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9년만의 방중 종료…'전략적 안정' 속 구체적 성과 없어

2박3일간 베이징서 '친분·우정' 과시…대외 메시지는 안정 강조에 한정
이란·대만·무역 등 핵심 현안 평행선…'보잉 200대'마저 中발표는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행사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베이징·워싱턴=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정은지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베이징 지도부 핵심 권력 구역인 중난하이(中南海·중남해)에서 회담을 마무리하며 양국 관계의 '전략적 안정'을 강조했다.

지난 2017년 이후 약 9년 만에 성사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화려한 의전과 서로를 향한 찬사 속에 끝났으나, 이란 전쟁이나 대만 문제, 무역 갈등 등 주요 현안에서는 뚜렷한 합의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중난하이서 맺은 '우정'… "우린 친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중심부에 있는 중국 지도부의 핵심 권력 구역인 중난하이에서 시 주석과 나란히 앉아 "시 주석과 친구가 됐다"며 양국 관계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또한 "다른 사람들은 해결하지 못했을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 왔고, 양국 관계는 매우 강하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 대해 "역사적이고 상징적인 방중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새로운 양국 관계, 즉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라는 새로운 관계를 구축했다"며 "하나의 이정표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중국을 방문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중난하이 정원을 돌며 담소를 나눴다. 2026.05.15 ⓒ 로이터=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국빈만찬에서 시 주석을 '친구'라고 부르며 오는 9월 미국으로 초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중 관계를 "세계 역사상 가장 중대한 관계 중 하나"라고 규정하며 역사적 유대감을 강조했다.

이란·대만 이슈는 평행선…미중 갈등 뇌관 여전

백악관은 전날 회담에서 양측이 호르무즈 해협이 반드시 개방돼야 하며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시 주석이 해협의 군사화와 통행료 부과 시도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으며, 중국의 미국산 원유 수입 확대 가능성도 언급됐다.

하지만, 이란 전쟁을 종식할 실질적 해법에 중국이 얼마나 협조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중국 외교부는 하루 뒤인 이날 호르무즈 해협의 조속한 재개방과 지속가능한 휴전 성립 등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통행료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확대 양자 회담에 벌였다. 2026.05.14 ⓒ 로이터=뉴스1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구조적 긴장이 다시 확인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잘못 처리할 경우 양국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투키디데스의 함정' 개념을 다시 언급하며 기존 강대국과 신흥 강대국 간 충돌 위험을 지적했다.

서방 언론들은 이러한 발언이 대만을 단순한 외교 의제의 하나를 넘어 미·중 관계 전반의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전면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발언에서 대만 관련 언급을 최소화했는데, 기존의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무역·전략 경쟁도 미해결 과제로 남아

경제·무역 분야에서는 희토류 수출 제한 유예 조치의 연장 여부 등 기존 합의의 후속 조치가 이번 회담에서 명확히 확정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이후 "환상적인 무역 합의를 이뤘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특히,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보잉 항공기 200대를 주문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는 없었다. 뉴욕타임스(NYT)는 관련 질의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중 경제 관계는 상호 호혜적'이라는 점만 언급했다고 전했다.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중을 마치고 베이징 수도공항에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며 출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환상적인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026.05.15. ⓒ AFP=뉴스1

또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양국이 인공지능(AI)에 대한 '가드레일(안전장치)'을 논의할 것이며, 특히 강력한 AI 모델이 비국가 행위자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프로토콜을 마련하는 방안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관련 논의가 언제 시작될지 등 구체적인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이번 정상회담은 약 9년 만의 미국 대통령 중국 방문으로 양국 관계 조정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근본적인 갈등 해소보다는 '관리 가능한 경쟁 관계'가 유지되는 수준에 머물렀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난하이 방문을 끝으로 중국 일정을 마무리한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해 워싱턴DC를 향해 출발했다.

allday3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