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세워주되 굽히진 않는다…中, 트럼프 공항 영접의 메시지
"격식 좋아하는 트럼프에 '부주석' 내보내 격 높여…실세는 아냐"
'2017년 양제츠보다 실질적으론 낮은 급' 관측도…"양보 없다는 의지"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맞이한 베이징 공항의 화려한 의전 뒤에는, 실권이 거의 없는 한정 국가부주석을 전면에 내세운 중국의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체면은 세워주되 전략적 양보는 최소화하겠다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중국 담당 고위 정책직을 지낸 줄리언 거위츠 컬럼비아대 중국사학자는 "베이징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도 한 부주석을 보낸 바 있다"며 "비록 의전적 역할에 가까운 자리지만, '부주석'이라는 직함 자체가 격식을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한 인상을 줄 것이라는 점을 중국은 잘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번 정상회담 전반에서 중국은 실질적 양보 대신 상징을 교환하려 하고 있다"며 "의전과 화려한 이벤트를 선호하는 트럼프의 성향을 활용해 경제 갈등의 확산을 막고 시간을 벌려는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한 부주석은 영국 찰스 3세 국왕 대관식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 같은 주요 외교 행사에 중국 대표로 자주 파견돼 왔다. 하지만 이미 중국공산당 권력 핵심인 정치국 상무위원회(시진핑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에서 물러난 상태로, 현재 정책 결정 과정에는 사실상 영향력이 거의 없는 인물로 평가된다.
이번 공항 영접자 선택은 세계 최강국 정상에게 예우는 갖추되, 이전처럼 과도한 격식을 부여하지는 않겠다는 최근 중국 당국의 자신감과 공세적 태도를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즉, 트럼프 대통령을 국빈급으로 대우하되 다른 강대국 정상 이상으로 특별대우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아시아 자문을 맡았던 에반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교수는 "중국 외교에서 의전은 곧 정치적 메시지"라며 "특히 국빈 방문에서 공항 영접은 의전 게임의 첫 단추이자 중국이 상대에게 보내는 존중의 신호"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번 영접의 격이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국빈 방중 당시보다 한 단계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한 인물은 정치국 위원이자 중국 외교 사령탑이었던 양제츠였다. 당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를 두고 "양국 정상회담에 대한 중국의 높은 중시를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과거에도 외교 메시지를 담아 영접 수준을 조정한 전례가 있다. 2014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 견제를 위한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추진하며 방중했을 당시, 중국은 장관급인 왕이 외교부장을 보내는 통상적 수준의 의전을 택했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09년 처음 중국을 방문했을 때는 분위기가 달랐다. 당시 공항에 직접 나온 인물은 훗날 최고지도자가 되는 시진핑이었다. 당시 시진핑은 국가부주석이자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이미 후진타오의 후계자로 사실상 낙점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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