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3세 英국왕 美국빈방문 돌입…위기의 양국관계 봉합 주목

첫날 백악관 차담 가져…28일 트럼프와 회담 뒤 35년만의 의회 연설
이란 전쟁 지원 둘러싼 갈등 속 NATO·英디지털서비스세 등 논의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미국을 국빈 방문한 찰스 3세 영국 국왕 부부를 맞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04.27. ⓒ 로이터=뉴스1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노린 총격 사건 여파 속에서도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일정을 시작하며 미국 국빈 방문에 돌입했다.

백악관 풀 기자단과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오후 백악관 남쪽 현관(South Portico)에서 찰스 3세 국왕과 카밀라 왕비를 맞이했다.

이들 부부는 이후 백악관 공식 의전 행사 층으로 이동한 뒤 그린룸에서 티타임을 가졌으며, 이어 사우스론(South Lawn)에 위치한 백악관 정원의 신규 확장된 벌통을 함께 둘러봤다.

백악관에 따르면, 2009년 당시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처음 설치했던 기존의 벌통들에는 여름 성수기 동안 최대 7만 마리의 벌이 서식하며, 연간 최대 225파운드(약 102㎏)의 꿀을 생산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 측은 멜라니아 여사가 새로 설치한 벌통 덕분에 연간 꿀 생산량이 255파운드(약 116㎏)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방문은 비교적 짧은 일정으로 진행됐으며, 찰스 국왕 부부는 이후 워싱턴DC 내 주미영국대사관으로 이동해 가든파티에 참석했다.

앞서 영국 왕실은 지난 25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WHCA) 연례 만찬 행사 도중 발생한 총격 사건에도 불구하고 국왕의 방미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영 양국은 찰스 3세의 방미 기간 경호를 대폭 강화했다. 국왕 부부는 영국 측 경호 인력과 함께 미 비밀경호국의 보호를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날부터 30일까지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찰스 3세는 미 의회 연설, 9·11 희생자 추모,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찰스 3세는 왕세자 시절 미국을 19차례 방문했지만, 2022년 즉위한 이후 방미는 처음이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 설치된 새 벌통 옆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 영국의 찰스 국왕과 카밀라 왕비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04.27. ⓒ 로이터=뉴스1

이번 국빈 방문의 하이라이트는 28일 일정이다. 찰스 국왕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비공개 단독 회담 후 미 연방 의회에서 연설한다. 영국 국왕의 의회 연설은 걸프전 직후였던 1991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이후 35년 만이다. 이후 찰스 국왕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하는 국빈 만찬에 참석한다.

29일에는 뉴욕 맨해튼 9·11 추모공원을 찾아 헌화한다. 이 자리에는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이 함께한다. 30일에는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에 참배하고,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는 야외 파티 행사에 참석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형식적으로는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을 위한 국빈 일정이지만, 최근 이란 전쟁을 둘러싼 갈등으로 냉각된 미·영 관계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이란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데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비판해 왔고, 이로 인해 양국 정부 간 긴장이 고조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찰스 3세 국왕 방미 때 이란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영국의 디지털서비스세 등이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이 남대서양 포클랜드 제도(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를 둘러싼 영국의 영유권 지지 입장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양국 간 외교적 긴장감은 한층 높아져 있다.

뉴욕타임스는(NYT) 양국 관계자들이 국왕의 이번 방문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스타머 총리 사이의 긴장이 완화되길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영국 왕실은 국왕이 외교·정치 문제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어, 이번 방문 역시 공식적으로는 정치적 의미를 배제한 의전 행사로 진행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27일(현지시간) 미국을 국빈 방문한 찰스 3세 영국 국왕부부를 맞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차를 대접하고 있다. 2026.04.27.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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