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석유업계 거물들, 트럼프에 "호르무즈 통행료 안돼" 압박
백악관 회동…"이란 정권 도울 뿐 아니라 세계에 위험한 선례"
佛토탈의 "통행료 받고 재개방이 낫다" 주장에도 크게 반발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 석유업계가 이란과의 협상 과정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업계는 이 조치가 이란 정권을 강화할 뿐 아니라, 중국 등 다른 국가들이 국제 해상 요충지에서 유사한 조치를 시도하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업계 고위 관계자들은 "세계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은 해협을 다시 여는 것"이라며, 해협 통제권이 이란에 남는 방식은 세계 시장에 심각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석유협회(API)는 "국제 해상 물류의 핵심 지점에서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은 세계 에너지 시장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수송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 이후 이란이 선박을 공격하면서 해상 교통은 사실상 중단됐고, 보험료 급등으로 선사들은 해협을 우회하고 있다. 이란은 최근 해협 통과 선박에 통행료 부과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며, 전쟁이 끝나도 이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미국 대통령은 4월 8일 이란과 2주간의 휴전에 합의하면서 "해협 재개방"을 조건으로 제시했고, 이후 "이란이 통행료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해협은 국제 수역이며, 이란의 통행료 부과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석유업계는 16일 오후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해협 재개방, 항행의 자유, 원유 생산 확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업계 원로 스콧 셰필드는 "세계 경제를 보호하려면 해협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국제 공조를 통한 군사적 조치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걸프 산유국들도 이란의 통행료 부과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의 술탄 알자베르 사장은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이 통제하거나 제한할 권리가 있는 곳이 아니다"라며, 이는 "전 세계 경제의 생명선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편, 프랑스 토탈에너지 최고경영자(CEO) 패트릭 푸야네가 "해협이 닫혀 있는 것보다는 통행료를 받고 재개방하는 편이 낫다"고 발언하자 미국 업계는 크게 반발했다. 에너지 전문가 대니얼 예르긴은 "해협을 사실상 '이란의 운하'로 만드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국제 해양 자유 원칙을 뒤흔드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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